<판결요지>

[1] 신탁법 제1조제2항의 취지에 의하면 신탁법에 의한 신탁재산은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귀속되고 위탁자와 내부관계에서 그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이 아닌 점, 신탁법 제21조제1항은 신탁의 목적을 원활하게 달성하기 위하여 신탁재산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데 입법 취지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신탁법 제21조제1항 단서에서 예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 또는 경매할 수 있다고 규정한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는 수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만이 포함되며, 위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2] 체납처분으로서 압류의 요건을 규정한 국세징수법 제24조 각 항의 규정을 보면 어느 경우에나 압류의 대상을 납세자의 재산에 국한하고 있으므로, 납세자가 아닌 제3자의 재산을 대상으로 한 압류처분은 그 처분의 내용이 법률상 실현될 수 없는 것이어서 당연무효이다.

[3] 토지신탁회사인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와 토지를 신탁받아 그 지상에 상가건물을 신축하고 토지와 상가건물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이를 분양 또는 임대한 후 이익을 을 회사에 환원하여 주기로 하는 분양형 토지개발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상가건물을 신축하여 분양하면서 을 회사를 공급자로 하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는데, 을 회사가 관할 세무서장에게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고 이를 납부하지 않자 세무서장이 을 회사를 체납자로 하여 신탁재산인 갑 회사의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신탁법 제21조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는 수탁자가 신탁사무와 관련한 행위를 함으로써 수탁자에 대하여 발생한 권리를 의미하는데, 위 처분에 관계된 부가가치세 채권은 위탁자인 을 회사에 대한 채권으로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을 회사에 대한 부가가치세 채권을 근거로 수탁자인 갑 회사 소유의 신탁재산을 압류한 처분은 무효라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2.4.12. 선고 20104612 판결 [예금채권압류처분에대한무효확인]

원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한국○○신탁

피고, 상고인 / 서산세무서장

원심판결 / 대전고법 2010.1.28. 선고 2009272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내용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신탁법 제1조제2항은 신탁이라 함은 위탁자가 특정의 재산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을 위하여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 처분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21조제1항은 신탁재산에 대하여는 강제집행 또는 경매를 할 수 없다. , 신탁 전의 원인으로 발생한 권리 또는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 기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탁법 제1조제2항의 취지에 의하면 신탁법에 의한 신탁재산은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귀속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그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이 아닌 점(대법원 2002.4.12. 선고 200070460 판결, 대법원 2007.9.7. 선고 20059685 판결 등 참조), 신탁법 제21조제1항은 신탁의 목적을 원활하게 달성하기 위하여 신탁재산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신탁법 제21조제1항 단서에서 예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 또는 경매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는 수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만이 포함되며, 위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한편 체납처분으로서 압류의 요건을 규정한 국세징수법 제24조 각 항의 규정을 보면 어느 경우에나 압류의 대상을 납세자의 재산에 국한하고 있으므로, 납세자가 아닌 제3자의 재산을 대상으로 한 압류처분은 그 처분의 내용이 법률상 실현될 수 없는 것이어서 당연무효이다(대법원 1993.4.27. 선고 9212117 판결, 대법원 1996.10.15. 선고 9617424 판결, 대법원 2006.4.13. 선고 20051515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와 주식회사 씨앤에스부동산개발(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2004.6.12. 원고가 신탁법에 의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토지를 신탁받아 그 지상에 상가건물을 신축하고 그 토지와 상가건물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이를 분양 또는 임대한 후 그 이익을 소외 회사에 환원하여 주기로 하는 분양형 토지개발신탁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에 따라 원고가 위 토지 상에 상가건물을 신축하여 이를 분양하면서 소외 회사를 공급자로 하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 위 분양과 관련하여 소외 회사가 피고에게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도 이를 납부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2008.10.8. 소외 회사를 체납자로 하여 신탁재산인 원고의 판시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신탁법 제21조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는 수탁자가 신탁사무와 관련한 행위를 함으로써 수탁자에 대하여 발생한 권리를 의미한다고 전제하고, 이 사건 처분에 관계된 부가가치세 채권은 위탁자인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으로서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소외 회사에 대한 부가가치세 채권에 기하여 원고 소유의 신탁재산을 압류한 이 사건 처분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규정과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신탁법 제21조제1항 단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신영철 민일영(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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