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당사자가 변론종결 후 주장·증명을 제출하기 위하여 변론재개신청을 한 경우 당사자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변론재개신청을 한 당사자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고, 주장·증명의 대상이 판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이 되는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당사자에게 변론을 재개하여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패소의 판결을 하는 것이 민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을 재개하고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

[2]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손해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당연히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하지만(상법 제682조제1), 피보험자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때에 그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자가 있는 경우 보험자가 약관에 정한 바에 따라 피보험자에게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상법 제729조 단서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 보험자 대위에 관한 약정이 있는 때에 한하여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피보험자의 배상의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대법원 2014.10.27. 선고 201327343 판결 [구상금]

원고, 피상고인 / ○○손해보험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법 2013.2.21. 선고 2012370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소외인은 피고 소유의 오토바이(이하 이 사건 오토바이라 한다) 뒷좌석에 피해자를 태우고 이 사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택시가 정차해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급정지하였으나, 이 사건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면서 피해자가 가로수에 부딪혀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고, 피해자와 무보험자동차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한 원고가 피해자에게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보험금 170,462,000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사고로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지급한 보험금이 적정한 손해배상액 범위 내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는 상법 제682조제1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한 원고에게 위 보험금에서 환입받은 책임보험금을 뺀 나머지 150,462,000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당사자가 변론종결 후 주장·증명을 제출하기 위하여 변론재개신청을 한 경우 당사자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변론재개신청을 한 당사자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고, 그 주장·증명의 대상이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이 되는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당사자에게 변론을 재개하여 그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패소의 판결을 하는 것이 민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을 재개하고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10.28. 선고 201020532 판결, 대법원 2012.10.11. 선고 201260909 판결 참조). 한편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손해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당연히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하지만(상법 제682조제1), 피보험자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때에 그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자가 있는 경우 보험자가 약관에 정한 바에 따라 피보험자에게 그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상법 제729조 단서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 보험자의 대위에 관한 약정이 있는 때에 한하여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피보험자의 배상의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0.2.11. 선고 9950699 판결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심은 원고가 적어낸 피고의 주소로 소장을 송달하였으나 수취인불명을 사유로 송달불능되자, 소장과 제1회 변론기일통지서를 공시송달하고, 피고가 출석하지 아니한 제1회 변론기일에서 변론을 종결하여 2008.9.30.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제1심에서 교통사고사실확인원, 피해자에 대한 진단서와 원고가 작성한 보험금지급명세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이들 증거에 의하면, 피고의 이 사건 오토바이 소유, 원심이 인정한 것과 같은 교통사고의 발생, 이로 인한 피해자의 상해 발생 사실과 그 부위 및 원고가 피해자 측에게 치료비 또는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한 일시와 금액 정도를 알 수 있을 뿐이다. 원고는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계약에 따라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피해자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지급한 보험금에 상당하는 구상금의 지급을 구한다면서도, 이 사건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계약의 당사자인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원고의 배상의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대위에 관한 약정이 있는지 여부를 밝히거나 그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는 2012.7.20.경에 원고의 강제집행으로 제1심판결의 존재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면서 2012.7.24. 1심법원에 추완항소장을 제출하였다. 이어 피고는 항소이유서에서 피고가 운영하던 통닭집의 배달을 위하여 소외인을 고용하고 그에게 이 사건 오토바이를 배달용으로 제공하였는데, 소외인이 영업시간이 아닌 07:00에 이 사건 오토바이를 운전하였고, 피해자는 소외인이 이 사건 오토바이를 그 제공 용도에 맞지 않게 운전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 뒷좌석에 탑승하였으므로, 피해자는 피고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피해자의 노동능력 상실정도와 직업, 치료비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배상범위가 한정되어야 하나, 원고가 피해자에게 어떤 명목과 경위로 손해를 배상하였는지 밝히지 아니한 점,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는 점 등을 주장하였다.

원심은 2013.2.8. 원고가 출석하지 아니한 제1회 변론기일에서 원고 제출의 준비서면을 진술간주하고, 소외인에 대한 피고의 증인 신청을 기각한 후 곧바로 변론을 종결하여 2013.2.21.을 선고기일로 지정하였다. 이에 피고가 2013.2.14. 항소이유서에서 주장한 내용을 재차 자세히 언급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적정한 배상액 산정이 이루어지도록 주장·증명을 할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하며 변론재개를 신청하였으나, 원심은 당초 고지한 날짜에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3) 앞에서 본 법리에 따라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다음과 같은 위법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원고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특약에 따라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보험자대위를 하려는 것이므로, 원심은 보험계약의 당사자인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위 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받는 경우 원고가 배상의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데에 관하여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심리하였어야 한다.

원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 소외인이 이 사건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된 경위, 피해자가 이 사건 오토바이 뒷좌석에 탑승하게 된 경위,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였는지 여부 등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손해 발생과 확대에 피해자의 부주의가 기여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사고로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구체적인 정도, 입원기간, 노동능력의 상실 여부와 그 기간 및 정도, 치료비의 금액,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의 소득이나 직업 등을 확인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가 변론재개를 신청하면서 주장과 증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요구한 사항들은 손해배상의무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이 되는 요증사실에 해당한다. 또 제1심이 공시송달에 의하여 진행되었으므로, 피고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피고가 이들 사정에 관하여 주장과 증명의 기회를 제대로 가지지 못하게 되었음이 분명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원심이 제1회 변론기일에 피고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변론을 종결한 후 피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여 피고에게 그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제1심의 피고 전부패소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민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므로, 원심은 변론을 재개하여 심리를 속행하였어야 한다.

(4) 그런데도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원고의 보험자대위에 관한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심리하지 아니하고 피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판결에는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의 대위 요건과 법원의 변론재개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아울러 보험자대위는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부담하는 보험금 지급의무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것이고,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특약의 보험자는 보통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정된 금액만을 제한적으로 인수하므로, 원고가 피해자 측에게 합의금이나 치료비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이 보통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보험금액의 범위 내인지 여부에 관하여도 심리하여야 함을 덧붙여 둔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창석 조희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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