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4.5.29. 선고 201314079 판결 [업무상과실치상]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법 2013.11.7. 선고 201322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이 사건 수술을 집도하는 치과의사로서 유착된 조직을 분리시키는 기구인 프리어(freer)를 사용하던 중 과도한 힘을 준 과실로 프리어의 앞부분이 3cm 가량 파손되게 한 과실이 있다는 부분에 대하여,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과도한 힘을 주는 바람에 프리어를 파손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에 관하여 이유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 의료사고에서 의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사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예견하지 못하거나 회피하지 못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며, 과실의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와 직종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고,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9.8. 선고 20091395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법관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2.12.24. 선고 20025662 판결 등 참조).

 

.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프리어를 수입하여 이 사건 병원에 공급한 회사는 관련 민사사건에서의 사실조회회신에서 프리어는 골막분리기의 일종으로 잇몸이나 뼈 주변을 감싸고 있는 얇고 연한 막을 박리할 때 사용하는데, 통상 10~15kg 이상의 하중까지도 견딜 수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얇고 연한 막을 박리하다가 프리어가 부러지는 것은 불가능하고, 다만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소독시 고열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단단한 바닥에 떨어뜨리면 부러질 수 있다고 회신한 사실, 관련 민사사건의 진료기록감정에 의하더라도 프리어의 강도 및 굵기에 비추어 볼 때 수술 중 의사의 과도한 힘에 의하여 프리어가 부러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다만 기구의 사용 연한이 오래되면 가벼운 동작에 의하여도 피로파절될 가능성은 있는 사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수술 2일 전에도 이 사건 프리어를 정상적으로 사용하였으며, 수술 전에 이 사건 프리어의 이상 유무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고, 박리를 하는 과정에서 가하는 힘이 그렇게 크지는 않기 때문에 부러질 줄은 몰랐다고만 진술한 사실, 그 밖에 이 사건 프리어가 파절된 원인이나 피고인이 수술 중 과도한 힘을 주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는 없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프리어를 사용하면서 과도한 힘을 준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으로서는 통상 10~15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이 사건 프리어가 얇고 연한 막을 박리하는 수술 과정 중에 부러질 수 있다는 결과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보이므로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프리어를 사용하면서 약간 힘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과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수술 당시 과도한 힘을 준 과실로 이 사건 프리어의 앞부분 3cm 가량을 부러지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단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위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판결에서는 위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이 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식품/건강 ♣ > 식품/의약품/의료/위생[판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의료인이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가 의료법 제33조제2항 본문에 위배되는지[대법원 2012도14360]  (0) 2015.09.01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과 판단 기준 및 한의사의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13도16101]  (0) 2015.08.31
피해자가 기왕의 장해 때문에 이미 노동능력 일부를 잃고 있는 경우, 당해 사고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의 정도를 산정하는 방법 [대법원 2014다20868]  (0) 2015.08.27
의사 甲이 실시한 경추 신경차단술의 부작용으로 척수 손상을 입은 乙과 가족들이 甲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 [대법원 2014다16968]  (0) 2015.08.27
약사가 약국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사람에게 고용되어 형식적 대표자로서 약국을 개설한 경우, 구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지 [대구고법 2013나20503]  (0) 2015.08.26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대법 2013도14079]  (0) 2015.08.23
영업장 면적 변경에 관한 신고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일반음식점 영업을 양수한 자가 그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영업을 계속하는 경우 [대법 2012두18882]  (0) 2015.08.20
양잿물(수산화나트륨)에 담갔던 냉동소라를 판매하여 위생상의 위해를 초래할 위험을 있게 한 행위가 식품위생법이 정한 식품첨가물 사용기준을 위반한 것인지 [대법 2014도8212]  (0) 2015.07.28
건축법상 주택에서 의료기기 판매업을 하려는 자에게 의료기기법 제17조에 따른 판매업 신고를 수리해야 하는지 [법제처 15-0027]  (0) 2015.07.21
일반음식점 영업장에 유흥시설인 무도장 설치가 식품위생법상의 ‘영업시설이 제36조에 따른 시설기준에 맞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 시설개수명령 사유가 되는지 [대법 2014두47853]  (0) 2015.07.15
음식점 종업원이 미성년자 일행 중 1인이 보여준 성인 신분증만 확인하고 술을 판매하였다가 적발되어 영업정지 2개월의 처분 [울산지법 2014구합2571]  (0) 2015.06.03


Posted by 고콜 Trackback 0 : Comment 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