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12.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된 것) 제55조의2에서는“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같은 취지의 규정이 1986.8.27. 대통령령 제11960호로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령 제35조에 이미 규정되어 있었고, 1995.4.15. 위 시행령이 전면 개정되면서 그 제51조에서 역시 같은 취지로 규정되었다가, 위와 같이 법률에 규정이 되면서 위 시행령 제51조는 삭제되었다),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에 대하여 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에 의하여 보험급여액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면, 그 급여액 전액을 구상당한 제3자는 다시 공동불법행위자인 보험가입자를 상대로 그 과실 비율에 따라 그 부담 부분의 재구상을 할 수 있고, 재구상에 응한 보험가입자는 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5조의2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근로복지공단에게 재구상당한 금액의 재재구상을 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순환소송이 되어 소송경제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이 결국은 보험가입자에게 반환할 것을 청구하는 것이 되어 이를 허용함은 신의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상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복지공단은 제3자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은 구상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피해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보험가입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을 보험급여액에서 공제하고 차액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차액에 대하여만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로부터 구상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에 따라 제3자에 대하여 그 지급한 보험급여액 전액에 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7.1.24. 선고 96다39080 판결, 1996.1.26. 선고 95다19751 판결, 1992.12.8. 선고 92다23360 판결, 1992.2.25. 선고 91다28726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 대법원 2002.03.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구상금]

♣ 원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피고, 상고인 / D여객운수 주식회사 외 1인

♣ 피고1. 보조참가인, 상고인 / D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지법 2000.10.12. 선고 2000나345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소외 주식회사 S코퍼레이숀(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직원인 소외1과 동료직원인 유○환이 1996.2.1. 출장업무를 마치고 소외1이 운전하는 소외 회사 소유의 승합차를 타고 귀사하다가 위 승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피고 2 운전의 피고 D여객운수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 소유 고속버스의 앞범퍼 부분을 충격하여 유○환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기하여 설립된 보험공단으로서 위 사고를 산업재해 사고로 인정, 산업재해보상보험가입자인 소외 회사의 피용자인 유○환의 유족에게 유족보상일시금으로 51,915,760원, 장의비로 4,792,220원 합계 56,707,98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사고는 소외 회사의 피용자인 소외1의 과실과 피고 2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인바,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에 의하여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에 대하여 구상할 수 있는 범위는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지급액 중 보험가입자의 과실비율에 따른 책임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구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지급액 전액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들로 하여금 원고에게 보험급여액(단, 장의비만 1,800,000원으로 축소) 중에서 소외 회사 소유 차량에 대한 자동차책임보험자 및 피고 회사 소유 차량에 대한 자동차종합보험자로부터 원고가 지급받은 각 보험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12.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55조의2에서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같은 취지의 규정이 1986.8.27. 대통령령 제11960호로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령 제35조에 이미 규정되어 있었고, 1995.4.15. 위 시행령이 전면 개정되면서 그 제51조에서 역시 같은 취지로 규정되었다가, 위와 같이 법률에 규정이 되면서 위 시행령 제51조는 삭제되었다),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에 대하여 원심의 판단처럼 보험급여액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면, 그 급여액 전액을 구상당한 제3자는 다시 공동불법행위자인 보험가입자를 상대로 그 과실 비율에 따라 그 부담 부분의 재구상을 할 수 있고(대법원 1992.12.8. 선고 92다23360 판결, 1996.1.26. 선고 95다19751 판결 참조), 재구상에 응한 보험가입자는 법 제55조의2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근로복지공단에게 재구상당한 금액의 재재구상을 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순환소송이 되어 소송경제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이 결국은 보험가입자에게 반환할 것을 이 사건으로 청구하는 것이 되어 이를 허용함은 신의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상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복지공단은 제3자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은 구상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피해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보험가입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을 보험급여액에서 공제하고 차액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차액에 대하여만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로부터 구상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에 따라 제3자에 대하여 그 지급한 보험급여액 전액에 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7.1.24. 선고 96다39080 판결, 1996.1.26. 선고 95다19751 판결, 1992.12.8. 선고 92다23360 판결, 1992.2.25. 선고 91다28726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원심이 위 산업재해 발생에 기여한 소외 회사의 과실 비율 등을 판단하여 피해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소외 회사 부담분을 산출한 후 이를 보험급여액에서 공제하더라도 남음이 있는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지급한 보험급여액 전액 중에서 다른 보험자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 전액을 원고가 피고들에게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발생한 경우 보험급여를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의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의 행사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정당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는바,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원장 최종영(재판장) 대법관 송진훈 서성 조무제 변재승 유지담 윤재식 이용우(주심) 배기원 강신욱 이규홍 손지열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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