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하악 6번 치악를 발치하던 중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가 부러졌는데, 그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로 넘어가 기도를 통해 기관지로 삽입되어 기관지 폐색 및 폐렴이 발생하였고, 이후 피해자가 흉부절개를 통한 치아제거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업무상 과실로 5번 치아를 부러뜨렸다고 볼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5번 치아가 피해자 목 뒤로 넘어간 후 그 위치를 확인하기 위하여 신속히 피해자에 대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하거나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시키는 등의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고, 그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기 어려워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인정되지 않으나, 그 과실과 피해자의 기관지 폐색 및 폐렴 사이의 인과관계만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처벌한 판결.

 

대전지방법원 제3형사부 2015.4.9. 선고 20133258 판결 [업무상과실치사(인정된 죄명 업무상과실치상)]

피고인 /

항소인 / 검사

검 사 / 형진휘(기소), 이지윤, 손수진(공판)

원심판결 / 대전지방법원 2013.12.4. 선고 2012고단310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피해자 A의 하악 6번 치아를 발치하다가 발치기구로 그 옆에 있던 하악 5번 치아를 건드려 부러뜨린 사실, 피고인이 부러진 하악 5번 치아를 그대로 둔 채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로 넘어간 사실, 피고인은 하악 5번 치아가 식도로 넘어갔을 것이라고 믿어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 등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인정되고, 피해자는 하악 5번 치아가 기관지로 넘어간 후 이틀간 방치되었던 탓에 치아를 꺼내기 위해 흉부절개수술을 시행한 후 전신쇠약으로 인한 장염, 대사부전증, 다발성장기부전증으로 사망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

 

2. 판단

 

. 직권판단(공소장 변경)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아래와 같이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중 공소사실을 일부 변경하여 [예비적 공소사실 1],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을 [예비적 공소사실 2]로 각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하였으며,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당심에서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더라도 검사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예비적 공소사실 1]

피고인은 1993.5.10.경부터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이다.

피고인은 2011.11.23. 11:30경 대전 중구 **동에 위치한 위 치과의원에서 피해자(사망 당시 79)를 상대로 발치기구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하악 6번 치아를 발치하던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해태한 업무상의 과실로 크라운 보철이 씌워진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를 부러뜨렸다. 이러한 경우 치과치료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그 치료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식도나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그 부러진 치아를 피해자의 입속에서 제거해야 하고,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목으로 넘어가 기도로 들어가는 경우 그 부러진 치아가 기도 또는 기도와 연결된 기관지에 상처를 내고 그로 인한 감염 등으로 신체에 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해자의 동태를 면밀히 살펴 피해자가 기침을 하는 등 부러진 치아가 기도로 들어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세가 나타나는 지를 여부를 확인하고 그러한 증세를 피해자로부터 고지 받는 경우 또는 피해자가 고령의 노인이므로 신체활력 증상이 약한 까닭에 그러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단 부러진 치아를 삼킨 피해자를 기도 등 흉부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주위 병원으로 신속히 전원 시켜 엑스레이 촬영 등의 일정한 검사를 통해 그 부러진 치아의 소재를 확인함으로써 그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를 통해 기관지 등의 신체 내부로 들어간 경우 이를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러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채 크라운 보철이 씌워진 하악 5번 치아가 부러진 상태임에도 하악 6번 치아 발치를 계속 진행함으로써 부러진 하악 5번 치아를 신속하게 구강 내에서 제거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부러진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로 넘어간 까닭에 그 자리에서 피해자가 기침을 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피해자를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목구멍으로 넘어간 치아는 시간이 지나면 항문으로 배출된다면서 부러진 치아파편이 기도에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타 병원으로의 전원조치 및 엑스레이 촬영 등의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의 부러진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를 통해 기관지로 삽입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해자의 기관지 내에 깊숙이 박혀 그 치아 보철과 생체조직 간의 협착 등으로 인해 기관지에 염증과 부종 등을 발생시켜 피해자로 하여금 중증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가져오게 하였고, 이로 인하여 2011.11.25. 충남대병원에서 흉부절개를 통한 치아제거수술을 받게 하였으며, 위와 같은 흉부수술 후 전신쇠약에 의한 다발성장기부전증을 이유로 2012.1.10.경 충남대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예비적 공소사실 2]

피고인은 1993.5.10.경부터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이다.

피고인은 2011.11.23. 11:30경 대전 중구 **동에 위치한 위 치과의원에서 피해자(사망 당시 79)를 상대로 발치기구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하악 6번 치아를 발치하던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해태한 업무상의 과실로 크라운 보철이 씌워진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를 부러뜨렸다. 이러한 경우 치과치료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그 치료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식도나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그 부러진 치아를 피해자의 입속에서 제거해야 하고,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목으로 넘어가 기도로 들어가는 경우 그 부러진 치아가 기도 또는 기도와 연결된 기관지에 상처를 내고 그로 인한 감염 등으로 신체에 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해자의 동태를 면밀히 살펴 피해자가 기침을 하는 등 부러진 치아가 기도로 들어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세가 나타나는 지를 여부를 확인하고 그러한 증세를 피해자로부터 고지 받는 경우 또는 피해자가 고령의 노인이므로 신체활력 증상이 약한 까닭에 그러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단 부러진 치아를 삼킨 피해자를 기도 등 흉부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주위 병원으로 신속히 전원 시켜 엑스레이 촬영 등의 일정한 검사를 통해 그 부러진 치아의 소재를 확인함으로써 그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를 통해 기관지 등의 신체 내부로 들어간 경우 이를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러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채 크라운 보철이 씌워진 하악 5번 치아가 부러진 상태임에도 하악 6번 치아 발치를 계속 진행함으로써 부러진 하악 5번 치아를 신속하게 구강 내에서 제거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부러진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로 넘어간 까닭에 그 자리에서 피해자가 기침을 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피해자를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목구멍으로 넘어간 치아는 시간이 지나면 항문으로 배출된다면서 부러진 치아파편이 기도에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타 병원으로의 전원조치 및 엑스레이 촬영 등의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의 부러진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를 통해 기관지로 삽입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해자의 기관지 내에 깊숙이 박혀 그 치아 보철과 생체조직 간의 협착 등으로 인해 기관지에 염증과 부종 등을 발생시켜 피해자로 하여금 중증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가져오게 하였고, 기관지 이물에 의한 폐렴 및 기관지 폐색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예비적 죄명]

업무상과실치상

 

. 검사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예비적 공소사실 1은 주위적 공소사실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여기서 같이 판단함)

1)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1993.5.10.경부터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이다.

피고인은 2011.11.23. 11:30경 대전 중구 유천동에 위치한 위 치과의원에서 피해자(사망 당시 79)를 상대로 발치기구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하악 6번 치아를 발치하던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해태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를 부러뜨렸다. 이러한 경우 치과치료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그 치료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식도나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그 부러진 치아를 피해자의 입속에서 제거해야 하고,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목으로 넘어가 기도로 들어가는 경우 그 부러진 치아가 기도 또는 기도와 연결된 기관지에 상처를 내고 그로 인한 감염 등으로 신체에 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해자의 동태를 면밀히 살펴 피해자가 기침을 하는 등 부러진 치아가 기도로 들어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세가 나타나는 지를 여부를 확인하고, 그러한 증세를 피해자로부터 고지 받는 경우 또는 피해자가 고령의 노인이므로 신체활력 증상이 약한 까닭에 그러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단 부러진 치아를 삼킨 피해자를 기도 등 흉부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주위 병원으로 신속히 전원 시켜 엑스레이 촬영 등 일정한 검사를 통해 그 부러진 치아의 소재를 확인하여 그 부러진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를 통해 기관지 등 신체 내부로 들어간 경우 이를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러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채 하악 5번 치아가 부러진 상태임에도 하악 6번 치아 발치를 계속 진행함으로써 부러진 하악 5번 치아를 신속하게 구강 내에서 제거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부러진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로 넘어간 까닭에 그 자리에서 피해자가 기침을 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피해자를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목구멍으로 넘어간 치아는 시간이 지나면 항문으로 배출된다면서 부러진 치아파편이 기도에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타 병원으로의 전원조치 및 엑스레이촬영 등의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의 부러진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기도를 통해 기관지로 삽입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해자의 기관지 내에 깊숙이 박혀 그 치아와 생체조직 간의 협착 등으로 인해 기관지에 염증과 부종 등을 발생시켜 피해자로 하여금 중증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가져오게 하였고, 이로 인하여 2011.11.25. ○○대병원에서 흉부절개를 통한 치아제거수술을 받게 하였으며, 위와 같은 흉부수술 후 전신쇠약에 의한 다발성장기부전증을 이유로 2012.1.10.○○대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치과의사로서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는 피해자가 80세에 가까운 고령인데다 오랜 기간 여러 질병을 앓아 왔고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던 원인으로 피해자 치아와 잇몸이 상당히 약해져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 치아를 발치기구로 건드리게 되면서 부러진 것으로 보인다.

) 피해자가 부러진 치아를 삼킨 것은 피해자가 감기 등으로 갑작스럽게 기침을 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 피해자는 부러진 치아와 같은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갔을 경우에 나타나는 격한 기침을 하지 않았고, 호흡곤란이나 가슴통증 등 증세를 호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인은 부러진 치아가 기도가 아닌 식도로 넘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하악 6번 치아의 발치를 마저 완료하고, 피해자를 약 1시간 정도 대기실에 머물게 하면서 피해자의 상태를 살펴본 후 피해자가 특별한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자 피해자를 귀가하도록 하였다.

) 피해자가 같은 날 오후에 치과의원을 다시 방문하였는데, 이때도 피해자가 부러진 치아를 삼킨 것과 관련하여 불편함이 있다는 등의 말을 하지 않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혹시 이상한 증세가 있으면 연락하거나 엑스레이를 찍어보라는 말을 한 후 피해자를 돌려보냈다.

3) 당심 판단

) 인정사실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1993.5.10.경부터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사이고, 피해자는 10년 이상 위 치과의원을 이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치과치료를 받아 왔다.

피고인은 2011.11.23. 11:30경 위 치과의원에서 발치기구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이미 상단 부분은 부러지고 남은 하악 6번 치아를 발치하던 중 하악 5번 치아를 발치기구로 건드려 위 치아가 부러지게 되었는데, 당시 피고인이 사용한 발치기구는 주변 치아를 부러뜨릴 정도의 힘을 가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피고인이 부러진 치아를 집어내기 전에 부러진 치아가 목 뒤로 넘어갔는데, 당시 피해자는 이물질이 기도로 넘어갔을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격한 기침을 하지 않았으나, 목에 뭐가 걸렸다고 하며 약간 불편해 하였고, 계속해서 기침을 하는 상태였다(증거기록 제93, 94). 당시 상황에 대하여 피고인은 경찰에서 하악 5번 치아가 부러진 후 피해자가 갑자기 심한 기침을 하였고, 그 후 치아가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49), 이에 피고인은 치아가 기도가 아닌 식도로 넘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하악 6번 치아의 발치를 마저 마쳤으며, 피해자에게 부러진 치아가 식도로 넘어간 경우 대변을 통해서 배출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귀가시켰다.

피해자는 같은 날 오후에 발치한 부분에 지혈이 되지 않는다며 위 치과의원을 다시 방문하였는데, 계속해서 기침을 하였다(증거기록 제95).

피해자는 발치한 다음날인 2011.11.24. 기침, 옆구리 통증, 몸살 증상이 있어 수내과의원을 방문하여 급성 인후두염’, ‘근육통, 다발부분’, ‘급성 위염진단을 받았고(증거기록 제21), 그 다음날인 2011.11.25. 다시 수내과의원을 방문하여 기침과 옆구리 통증이 계속되고, 의사에게 2일 전 발치를 하다 치아가 넘어간 사실이 있다고 말하였다. 이에 의사는 피해자에 대하여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실시하여 기관지에 이물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기관지의 이물, 상세불명의 이물’, ‘급성 인후두염’, ‘근육통, 다발부분진단을 하여 충북대학교병원으로 전원조치를 하였다(증거기록 제22, 23, 515, 516).

피해자는 2011.11.25. 오후 ○○대학교병원으로 전원되어 호흡기내과 이○○ 교수가 1시간 30분 동안 피해자의 기관지에서 치아를 제거하기 위한 내시경 시술을 시도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위와 같이 내시경 시술이 실패하자, 피해자에 대하여 같은 날 밤에 흉부외과 B 교수의 집도로 흉부절개를 통한 치아제거수술이 시행되었고, 수술 후 피해자는 정상적인 회복과정을 거쳐 2011.12.3. 퇴원하였는데, 퇴원당시 피해자의 신체상 기능은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피해자는 퇴원 3일 뒤인 2011.12.6. 설사를 동반한 급성 장염 증세로 다시 ○○대학교병원에 입원하였고, 같은 달 7. 피해자에 대하여 시티(CT) 촬영을 위한 조영제를 투여한 직후 조영제에 의한 부작용(아나필락틱 쇼크)으로 인하여 약 20분간 피해자의 심장 박동이 정지되었으며, 그 후 같은 달 9. 오전 10시까지 피해자의 의식이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는 위와 같은 심정지 후 사망하기 전까지 충분한 호흡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조영제에 의한 부작용으로 급성신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2014.10.31.○○대학교병원 사실조회회신서).

피해자는 2012.1.10. 직접사인 다발성장기부전증, 중간사인 대사부전증, 선행사인 장염으로 ○○대학교병원에서 사망하였다.

피해자는 1993년경 뇌하수체 선종제거술을 시행받았고, 2002.4.경 담낭염으로 입원치료를 받다가 2003년경 급성 담낭염으로 담낭절제술 시술을 받았으며, 2002.10.경 췌장염으로 치료를 받았고, 2010.1.6.경에는 가슴통증으로 급성 심장 스텐스 시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기도로 이물질이 넘어갔을 경우 초기반응은 대부분 발작적인 기침이나 질식 현상 또는 구역 현상이 나타나지만, 이물질이 기관지 안으로 내려가서 고정되고 기관(기도)반사작용의 피로가 발생하여 초기의 자극 증상은 가라앉게 된다. 이 기간에 환자들은 이물질이 기도로 흡인되지 않았거나 기침으로 빠져나와 버린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공판기록 제414, 대한의사협회 감정서).

위와 같은 기왕력을 가지고 있고, 고령인 피해자의 경우 기도 내로 이물질이 삽입되더라도 정상적인 일반인과 달리 심한 기침 또는 호흡곤란 증세를 나타내지 않거나 목 부위의 이물감 등을 잘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증인 B의 증언).

치아와 같은 이물질이 환자의 목 뒤로 들어갔을 경우, 치아는 방사선 사진에 잘 보이는 물질이므로 단순방사선 사진만으로 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빠른 진단이 성공적이고 합병증 없는 치료를 위해 필수적이므로 단순흉부사진과 같은 엑스레이(X-RAY) 촬영이 필요하며(공판기록 제406, 대한치과의사협회 사실조회회신서), 치의과대학 등 교육기관은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간 경우 담당 치과의사는 환자가 누운 자세에서 즉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면서 측방위로 위치시켜 흡인된 이물질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고, 환자 상태가 안정되면 흉부 및 복부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여 이물질 위치를 확인하고 관련 전문의에게 의뢰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공판기록 제414, 대한의사협회 감정서).

피해자가 2011.11.25. 충북대학교병원에 내원하였을 당시 피해자에게는 기관지 폐색에 따른 폐렴이 진행되고 있었고, 진단명은 기관지 이물에 의한 폐렴 및 기관지 폐색이다(공판기록 제229, 2012.11.27.○○대학교병원 사실조회회신서, 2014.10.31.○○대학교병원 사실조회회신서).

피고인이 작성한 피해자에 대한 진료기록부에는 하악 5번 치아와 관련하여 의원성인’, 혹은 의사에게 원인이 있는이라는 뜻의 의학용어인 ‘iatrogenic’이라는 기재가 있다(증거기록 제20, 공판기록 제406, 대한치과의사협회 사실조회회신).

· 피고인은 피해자가 ○○대학교병원에 입원한 후인 2011.12.16.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가 부러져 기관지로 들어간 경위를 묻는 피해자의 아들 송주용에게 식도로 넘어가고 기도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래 오실 때부터 좀 기침을 하였는데, 그 때 조치를 전혀 안 했다. 하악 6번 치아를 발치한 후에도 피해자가 기침을 조금 하여 혹시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좀 밖에 앉아계시게 하라고만 하였고, 다시 내원하였을 때에도 피가 안 멎는 것에 조치를 하고 기침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못했다.’고 말하였고(증거기록 제93, 94), 피해자 가족들에게 피해자의 치료비를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증거기록 제97).

) 판단

(1) 피고인의 진료, 처치 등에 있어서 과실여부

피해자가 80세에 가까운 고령인데다 오랜 기간 여러 질병을 앓아 왔고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이 사용한 발치기구는 주변 치아를 부러뜨릴 정도의 힘을 가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볼 때,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는 치아와 잇몸이 상당히 약해져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 치아를 발치기구로 건드리게 되면서 부러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계속해서 기침을 하는 상황에서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의 목 뒤로 넘어가게 되어 피고인이 미처 이를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치과의사로서 주의의무를 해태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를 부러뜨리고, 그 치아가 목 뒤로 넘어가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러나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치아가 목 뒤로 넘어간 경우 치과의사는 즉시 환자가 누운 자세에서 즉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면서 측방위로 위치시켜 흡인된 이물질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고, 환자 상태가 안정되면 흉부 및 복부 방사선사진을 촬영하여 이물질 위치를 확인하고 관련 전문의에게 의뢰하여야 하는 점, 기관지 내의 이물질은 단순방사선 사진만으로 쉽게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기관지내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빠른 조치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피고인은 하악 5번 치아가 목 뒤로 넘어간 후에도 피해자에 대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실시하거나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주위 병원으로 신속히 전원시키지 않은 점, 피해자는 고령으로 일반적인 사람과 달리 기관지에 이물질이 흡인된다고 하더라도 격한 기침이나 발작 증세를 보이지 않을 수 있고, 피고인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해자가 갑자기 심한 기침을 한 후 부러진 치아가 보이지 않았으므로, 단순히 식도로 넘어갔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피고인은 단순히 피해자가 격한 기침이나 발작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만연히 치아가 식도로 들어갔다고 단정하고 계속해서 기침을 하고 있는 피해자를 그대로 귀가시켰고, 같은 날 오후 다시 내원한 피해자가 계속해서 기침을 하였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상한 증세가 있으면 연락하거나 엑스레이를 찍어보라는 안내를 하였다고 하나 진료기록 등과 같이 이를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고, 피해자가 작성한 일기장(증거기록 제29, 30)에도 피고인이 그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으며, 피해자 가족들과의 대화내용을 녹취한 녹취록(증거기록 제93 내지 95)에 의하면 피고인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기도에 치아가 흡인된 사실을 치아가 부러진 후 이틀 뒤에야 확인하게 되었는데, 이틀 동안 치아 주위의 기관지 부위에 부종과 염증이 심하게 발생하여 기관지 폐색 및 폐렴이 발생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하악 5번 치아가 피해자 목 뒤로 넘어간 후 그 위치를 확인하기 위하여 신속히 피해자에 대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하거나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시키는 등의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인정된다.

(2)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 여부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12.9. 선고 201010895 판결 등 참조).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책임을 부담시키기 위해서는 피해자 사망이 피고인의 그와 같은 과실로 발생하였어야만 한다.

그런데 원심이 거시한 사정에다가, 피해자는 2011.12.6. 설사를 동반한 급성 장염증세로 ○○대학교병원에 입원하였는데, 같은 달 7. 피해자에 대하여 시티(CT)촬영을 위한 조영제를 투여한 직후 조영제에 의한 부작용(아나필락틱 쇼크)으로 인하여 약 20분간 피해자의 심장 박동이 정지되었던 점, 그 후 같은 달 9. 오전 10시까지 피해자의 의식이 회복되지 않았던 점, 피해자는 위와 같은 심정지 후 2012.1.10. 사망하기 전까지 충분한 호흡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점, 조영제에 의한 부작용으로 급성신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던 점(2014.10.31.○○대학교병원 사실조회회신), 피해자는 2012.1.10. 직접사인 다발성장기부전증, 중간사인 대사부전증, 선행사인 장염으로 사망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에서 본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소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 판단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한 검사 주장은 이유 없다(‘예비적 공소사실 1’은 주위적 공소사실 내용 중 하악 5번 치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특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과 결론을 같이 하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결론

 

원심 판결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고, 피고인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2]는 유죄로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은 제2의 가.[예비적 공소사실 2]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원심 및 당심 법정 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피고인이 작성한 피해자에 대한 환자진료기록부

1. 대한의사협회 작성의 감정서

1. 대한치과협회, 충남대학교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

1. 입원초진기록 및 수술기록지, 일기장, 녹취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8,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 69조 제2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예비적 공소사실 2)>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1시간 이상 피해자의 예후를 면밀히 관찰하였으나, 일반적으로 이물질이 기도로 삽입되었을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곧바로 인근 병원에 가서 흉부엑스레이촬영 등 진료를 받아보라고 주의사항과 함께 상세한 설명을 해 준 뒤 귀가조치를 하였으므로, 치아가 부러진 뒤의 후속조치 과정에서 피고인이 의료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 제2의 나. 3) ) (1)항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피해자를 기관지 폐색 및 폐렴에 이르게 한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 이유>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이 치료 중 부러진 치아를 삼킨 피해자에게 적절한 후속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가 기관지 폐색 및 폐렴에 이르게 한 것으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해자가 치아를 삼키기 전부터 기침을 하였고, 고령으로 기도로 치아가 흡인되었을 경우 보이는 일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있어 피고인으로서 그 구분이 쉽지 않아 이 사건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가 흉부절개수술을 받은 뒤 피해자의 치료비 중 일부(380만 원)를 지급한 점, 그 밖에 피고인 나이, 성행, 환경, 범행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인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의 공소사실 요지는 제2의 나. 1)항 기재와 같고,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 1인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의 공소사실 요지는 제2의 가.[예비적 공소사실 1]의 기재와 같다.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예비적 공소사실 2인 판시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판사 황순교(재판장) 오선아 전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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