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췌>

원고는 주당 60시간이 넘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근무해 왔고 주·야간 2교대근무를 하여 왔는바, 이는 상당히 장시간의 근로라고 할 것이지만, 원고는 25년이 넘는 기간을 같은 방식으로 근무해 왔고 특별히 이 사건 상병 발병 즈음에 근무시간, 근무방식이 급격하게 변화된 사정은 없었으며,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3개월간 휴무일 수를 볼 때 원고에게 최소한의 휴무일은 주어진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이 사건 상병발병 이틀 전 하루를 휴무한 점 등에 미루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특별한 과로상태에 있었다거나 과다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기존 질환인 당뇨병의 합병증인데, 원고는 하루 한 갑의 흡연이라는 명백한 위험인자에 해당하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원고의 당뇨병은 잘 관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당뇨병은 원고의 장시간 노동 등의 업무수행에 의해 발병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장시간 노동 등 업무수행이 당뇨병에 겹쳐서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고 볼 수 없다.

 

울산지방법원 행정부 2014.01.09. 선고 2013구합714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B

변론종결 : 2013.12.05.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2.8.13.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1986.9.1. C(1992년경 D 주식회사로 합병되었다)에 입사하여 생산직 근로자로서 완성차량 불량 수정 등의 업무에 종사하여 오다가, 2012.1.18. 21:00경 근무 도중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세를 느껴 병원에 가서 진료 받은 결과 뇌교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고, 2012.4.1. 피고에게 이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 이에 피고는 2012.8.13.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1주당 6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 등 지속적인 과로와 그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의해 유발되었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바,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인정 사실

1) 근무 관련 사항

) 원고는 1986.9.1.부터 2012.1.18.까지 자동차 조립관련 업무에 종사하여 왔는데, 주로 완성차량의 불량을 수정하는 작업을 담당하였고, 구체적인 작업 내용은 트렁크 내부 불량 수정, 타이어 교환, DMB 안테나 교환 및 수정, 앞 범퍼 교환 및 탈거, 하부 수정 등이다.

) 원고는 1주일마다 주간과 야간을 번갈아 근무하는 교대근무를 하여 왔고, 통상적으로 평일에는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2시간의 연장근로를 하여 주간 근로 시 08:00부터 19:00까지, 야간 근로 시 20:00부터 다음 날 07:00까지 근무하였다. 또한 토, 일요일에도 주말특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2012.1.18.으로부터 그 전 1개월간 근무한 일수 및 시간은 다음 표<생략>와 같다(원고는 20121월에는 1, 2, 8, 16일 총 4일을 휴무하였고, 이 사건 상병 발병 3, 4일 전인 2012.1.14. 토요일 및 2012.1.15. 일요일 각 14시간씩의 야간 특근을 하였으며, 2012.1.16. 월요일에는 월차 휴가로 휴무하였고, 2012.1.17.에는 정상근무 하였다).

)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 3개월 전부터의 근무일수 및 근무시간은 다음 표<생략>와 같다.

2) 원고의 생활 및 건강에 관한 사항

) 원고는 2009.4. 당뇨병 진단을 받아 그 후로부터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등 치료를 받아 왔다.

) 원고의 혈당검사 수치는 다음과 같다.

2011.2.17. PP2(식후 2시간 혈당 검사) : 270

2011.3.17. FBS(공복 혈당 검사) : 186

2011.4.20. FBS : 158

2011.5.13. FBS : 231

2011.5.25. FBS : 279

2011.6.15. BST(Blood Sugar Test, 혈당검사) : 131

2011.7.13. BST : 161

2011.8.17. BST : 112

2011.9.15. BST : 143

2011.10.19. BST : 138

2011.11.21. BST : 221

2011.12.20. BST : 175

2012.1.16. BST : 141

) 원고는 30년간 하루 1갑 정도의 흡연을 해 왔다.

3) 의학적 소견

원고 주치의 (울산세민병원)

- 이 사건 상병의 일반적인 발병원인은 고혈압, 당뇨 등 대사성 질환 및 가족력, 흡연 등이다.

- 원고는 당뇨병이 있으나 잘 조절된 상태로 보인다.

작업관련성 평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산업의학과)

- 원고의 당뇨병은 초기상태로서 이 사건 상병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흡연은 이 사건 상병 발생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되나, 평소 장시간 노동 및 교대근무, 직무 스트레스에의 노출이 확인되고, 50세라는 젊은 연령에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경과를 벗어나므로, 원고의 직업적 요인이 이 사건 상병 발생을 촉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법원 감정의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경외과)

- 원고에게서 급성 뇌경색, 뇌교가 관찰된다.

- 뇌경색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는 현상인데, 위험요인으로 나이, 성별,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고지질혈증, 흡연, 비만, 운동부족, 음주, 식생활, 대사증후군 등이 있다.

- 당뇨병환자의 뇌경색 발병 빈도는 정상인에 비해 남자는 3.3배이고, 특히 55세 이하의 젊은 연령에서는 1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 뇌경색은 당뇨병의 대혈관 합병증의 하나로, 혈관 내에서 죽상동맥 경화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혈전 형성이 잘되게 되고, 이 혈전에 의해 뇌경색이 발생한다. 만성적인 고혈당, 인슐린 저항성과 이로 인한 혈액 내 과도한 유리지방산 등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장애 및 혈관벽 염증, 혈액 응고 장애 등을 초래하여 죽상동맥 경화증을 가속화시킨다는 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하루 20개비의 흡연은 뇌경색의 발생을 약 3.57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 50세 남자, 30년간 하루 한 갑 흡연,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이론적으로는 최대 35.7(= 10 × 3.57)배 정상인에 비해 뇌경색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 정상인에게는 혈당수치가 200 이상으로 높아지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전 공복 혈당 130 이하, 식후 공복 혈당 180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권고된다.

- 원고의 당뇨병은 적절히 관리되지 않았다.

- 혈당강하제 투약만으로는 당뇨의 합병증 차단에 불충분하고, 생활습관 조절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 업무상 과로와 당뇨병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정립된 이론이 없다.

- 원고의 당뇨병과 흡연력은 뇌경색 발병에 유력한 위험인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6호증,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 보령의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입증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며,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4.12. 선고 2006491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서, 위 인정 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추단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그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기존 질환인 당뇨병의 합병증인데, 당뇨병은 원고의 장시간 노동 등의 업무수행에 의해 발병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장시간 노동 등 업무수행이 당뇨병에 겹쳐서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 원고는 주당 60시간이 넘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근무해 왔고 주·야간 2교대근무를 하여 왔는바, 이는 상당히 장시간의 근로라고 할 것이지만, 한편 원고는 25년이 넘는 기간을 같은 방식으로 근무해 왔고 특별히 이 사건 상병 발병 즈음에 근무시간, 근무방식이 급격하게 변화된 사정은 없었으며,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3개월간 휴무일 수를 볼 때 원고에게 최소한의 휴무일은 주어진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이 사건 상병발병 이틀 전 하루를 휴무한 점 등에 미루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특별한 과로상태에 있었다거나 과다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전 공복 혈당 130 이하, 식후 공복 혈당 180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권고되는데, 원고의 혈당수치는 2011년 수차례 200을 넘었고, 공복 혈당 수치는 대부분 140 이상이었던 점에 비추어 원고의 당뇨병은 잘 관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반하는 울산세민병원 의사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산업의학과 의사의 소견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 원고와 같은 50세의 당뇨병 환자가 흡연을 하는 경우 일반인에 비해 35.7배 뇌경색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학적 소견이 제시되어 있고, 원고는 하루 한 갑의 흡연이라는 명백한 위험인자에 해당하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3)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대(재판장) 장원석 선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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