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췌>

원고들은 채권추심, 신용조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인 피고와 채권 추심 및 이와 관련된 제반 업무를 원고들의 책임하에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해온 사람들로서, 원고들은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여 왔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법정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점, 원고들은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고정 급여를 받은 적이 없는 점, 피고는 원고들의 사회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대구지방법원 제16민사부 2014.01.17. 선고 2013가합6210 판결 [퇴직금반환]

원 고 / 1 내지 8

피 고 / ○○신용정보 주식회사

변론종결 / 2013.12.18.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위 퇴직금 산정표의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신용정보업무(채권추심, 신용조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의 추심 및 이와 관련된 제반 업무를 원고들의 책임하에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각 체결하고, 이에 따라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기간 동안 피고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해온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1 내지 9, 을 제1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를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 받아야 하는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429736 판결, 2007.3.29. 선고 200513018, 13025 판결, 2012.1.12. 선고 201050601 판결 등 참조).

 

.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호증 1, 2, 갑 제5호증의 1, 2, 3, 갑 제6, 7, 9호증,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을 제12호증의 1, 4, 을 제13호증의 1, 3, 6, 을 제14호증의 1, 을 제15호증의 1, 을 제16호증의 1의 각 기재, 증인 김지성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각 계약체결 당시 작성된 각 위임계약서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위임을 받은 사무만을 처리할 수 있고, 피고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업무처리 상황을 즉시 피고에게 알려야 하며,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로 하여금 추심업무를 처리하게 하지 못하고(복임권 제한), 손해배상에 대한 담보로 신원보증 보험증서 제출 의무가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동종업종과의 이중계약, 타 업종의 겸직, 실적 부진, 업무수행 부적격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사실, 피고가 원고들에게 회사 사무실 내 자리를 마련해주고,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채권추심업무에 드는 우편비용, 전화요금도 지원해준 사실, 피고는 전산시스템을 통하여 접촉정보내역, 변제촉구내역, 법적 조치 내역 등 원고들의 회수 실적을 확인·관리하였고, 원고별로 담당코드를 지정하여 추심실적에 따라 채권을 배분하였으며, 강제집행 등 비용이 발생하는 법적 조치를 하게 될 경우 피고가 정한 절차에 따르도록 지침을 제공하였고, 원고들로 하여금 채무자의 신상 정보, 채무 내역, 법적 조치 내역, 상담내용 등이 기재된 채권카드를 작성하게 한 사실, 원고들이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채무자의 인적사항이나 추심 관련 정보 등은 오로지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의 1 내지 9, 을 제1, 2호증의 각 1 내지 9, 을 제9호증의 1 내지 6, 을 제10, 11호증의 각 1, 2, 3, 을 제12호증의 1 내지 7, 을 제13호증의 1 내지 7, 을 제14호증의 1 내지 8, 을 제15호증의 1 내지 6, 을 제16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증인 김지성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정해진 출퇴근시간 없이 자율적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으며(위임계약서 제2조에서 위임받은 업무는 채권추심원의 책임하에 수행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들이 주장하는 채권추심을 위한 전화 또는 방문 시간의 제한은 관련 법령에 의한 제한으로, 이를 두고 근로자성 인정 근거가 되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지시·감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에게 업무처리 현황에 관하여 보고하거나, 업무 성과 달성을 요구받거나, 피고로부터 추심대상 채권의 우선순위, 채권추심업무의 수행방법이나 시기, 장소 등에 관하여 지시·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로 하여금 채무자의 신상 정보, 채무내역, 상담내역 등에 관한 채권카드를 작성하게 하고, 전산시스템으로 원고들의 실적을 확인·관리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위임 사무에 대한 관리행태로도 볼 수 있어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를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관계에서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2) 원고들은 업무수행기간 동안 채권추심업무 수행을 위하여 자신이 제공한 업무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수수료만을 지급 받았을 뿐 고정 급여를 지급 받은 사실이 없고, 원고들이 지급 받은 성과수수료도 원고 별·기간별로 큰 차이가 난다(봉의 경우 가장 많게는 201011월에 5,955,000원을, 가장 적게는 20126674,000원을 받아 최고액과 최저액은 약 9배나 차이가 난다).

3) 피고가 원고들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사회보험료를 납부해주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4)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실,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고, 우편비용, 전화요금을 지원해주거나, 회사 내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채무자의 인적사항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로 하여금 채권추심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동종업종과의 이중계약 등을 계약해지사유로 한 것은, 원고들의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편의를 제공하려는 은혜적인 배려이거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신용정보 전산시스템에 대한 안전보호의무(19)’, ‘업무 목적 외 누설금지 의무(42)’ 등을 이행하거나 위임직채권추임인에 대한 법률상 자격 요건(27)’을 충족하기 위하여 행한 조치로도 볼 수 있다.

 

.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봉기(재판장) 강태호 장현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