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가 적합한지를 심사하면서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2항 각 호에서 열거한 사항 외의 사유로 부적합 통보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기존 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체가 폐기물 수집·운반·처리를 대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업체가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행정청이 기존의 업체만으로 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사유만으로 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소극)

 

◆ 대법원 2013.10.31. 선고 2013두10731 판결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반려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 피고, 피상고인 / 대구광역시 달서구청장

♣ 원심판결 / 대구고법 2013.5.3. 선고 2013누3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관련 법리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을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2항이 정한 사업계획서 부적합 통보라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행정청은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의 적합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2항 각 호에서 열거된 사항을 검토한 결과 이에 저촉되거나 문제되는 사항이 없다고 하더라도 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에 관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책임행정의 이행 등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사업계획서의 부적합 통보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은 ‘달서구 생활폐기물 및 사업장폐기물 수집·운반업 선정기준’(이하 ‘이 사건 선정기준’이라 한다)이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2항 각 호가 정한 사업계획서 검토사항이나, 환경부예규인 ‘폐기물처리업 허가업무처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이 정한 사업계획서 부적합 통보사유 이외의 사유를 신규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의 선정에 관한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선정기준을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선정기준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의 적합 여부를 결정하는 행정청은 기존 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체가 관할 구역 안에서 폐기물 수집·운반·처리를 대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업체가 새로이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신청하는 경우에, 그 관할 구역 안의 폐기물 발생량에 비하여 기존 업체의 시설이 과다하여 신규허가를 한다면 업체 사이의 과당경쟁 및 무계획적인 수집·운반·처리로 인하여 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에 관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책임행정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 예상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고, 또한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7항 소정의 영업구역 제한 기타 필요한 조건을 붙이더라도 이를 해결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닌 한, 기존의 업체만으로도 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거부함은 실질적으로 허가업체의 수를 유지하거나 독점적 대행권을 유지하는 것이 되어 법령의 목적에 위배되거나 객관적인 합리성과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1.11.10. 선고 2011두1228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2011.12.27. 대구주택관리 주식회사(이하 ‘대구주택관리’라 한다)와 사이에 대구 달서구 본리동, 감상동, 죽전동 일부, 장기동, 이곡1·2동, 용산1·2동, 신당동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에 관하여, 종방산업 주식회사(이하 ‘종방산업’이라 한다)와 사이에 같은 구 상인1동 일부, 상인2동, 월송1·2동, 진천동, 도원동, 송현2동, 본동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에 관하여 각 대행기간을 2012.1.1.부터 2014.12.31.까지로 정하여 수집·운반·처리 대행계약(이하 ‘기존 대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대구주택관리 및 종방산업은 그 이전에도 피고와 대행계약을 체결하고 폐기물 수집·운반·처리를 대행하였는데, 2011년 기준 위 두 업체의 연간 폐기물 처리능력은 총 79,815t으로 연간 실제 처리량인 총 36,655t을 초과하였던 사실, 한편 1997.4.1.경 마련된 이 사건 선정기준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이 정한 당시의 폐기물 수집·운반업체 시설·장비·기술능력 기준에 따라 업체별 연간 적정 폐기물 처리량을 33,300t으로 정하고, 피고는 기존 업체의 연간 실제 처리량이 그 1.5배인 49,950t을 초과할 때 신규 업체의 모집을 검토할 수 있는데, 그 경우에도 공고 등을 통한 공개적인 방법으로만 모집이 가능하고 신규 업체의 개별접수는 불가하다고 규정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여 피고와 기존 대행계약을 체결한 대구주택관리 및 종방산업만으로도 대행계약이 정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음은 별론, 원고와 같은 신규 업체의 진입을 허용할 경우 영세 업체의 난립과 업체 사이의 과당경쟁으로 생활폐기물 처리에 관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책임행정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되고, 영업구역 제한 기타 필요한 조건을 붙이더라도 이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위와 같은 점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하고, 원고에게 이를 처분사유로 고지하였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또한, 이 사건 처분 당시에 기존 대행계약에 따른 대구주택관리 및 종방산업의 계약기간이 2년 6개월 이상 남아 있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선정기준은 기존 대행업체의 연간 실제 폐기물 처리량이 일정량을 초과할 경우 피고는 신규 업체를 모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기존 대행계약도 대구주택관리 및 종방산업의 폐기물 처리량을 추산하여 그 계약대금을 정한 사실, 기존 대행계약은 ‘피고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의 제도개선 등으로 수집·운반 체계를 불가피하게 변경해야 할 경우나 대행업체의 운영실적이 부실하거나 운영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때에는 잔여 기간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는 사실, 한편 피고는 대구주택관리 및 종방산업과 사이에 대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대구 달서구의 나머지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직접 수집·운반·처리하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어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에 관한 대행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지침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의 선정을 경쟁입찰 방식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가 대행계약의 체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결국 기존 대행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점이 원고에 대한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에 장애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에 대한 폐기물처리업 허가로 인해 폐기물의 수집·운반에 관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책임행정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면밀한 검토 없이 기존 대행계약이 체결되어 있다거나 이 사건 선정기준이 신규 업체가 필요할 경우 공개모집 방식을 통해서만 선정할 수 있게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한 이 사건 처분은 객관적인 합리성과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의 재량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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