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에게 금고 5월을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해 피고인만이 항소하였는데, 원심이 제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하여 甲죄에 대하여는 금고형을, 乙죄와 丙죄에 대하여는 징역형을 선택한 후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으로 처벌하면서 피고인에게 금고 5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수강명령을 선고한 사안에서, 경합범 가중에 관한 형법 제38조제2항을 간과하여 금고형을 선고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에게 금고 5월의 실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해 피고인만이 항소하였는데, 원심이 제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하여 甲죄에 대하여는 금고형을, 乙죄와 丙죄에 대하여는 징역형을 선택한 후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으로 처벌하면서 피고인에게 금고 5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수강명령을 선고한 사안에서, 금고형과 징역형을 선택하여 경합범 가중을 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38조제2항에 따라 금고형과 징역형을 동종의 형으로 간주하여 징역형으로 처벌하여야 하고, 형기의 변경 없이 금고형을 징역형으로 바꾸어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데도, 제1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 경합범 가중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3.12.12. 선고 2013도6608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 피고인 /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청주지법 2013.5.15. 선고 2013노1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은 피고인의 상소권 또는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권을 보장하려는 것으로, 피고인만이 또는 피고인을 위하여 상소한 상급심 또는 정식재판청구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같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이미 선고 또는 고지받은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원칙이다.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주문을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하여 그 형의 경중을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선고된 형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에 관한 판단은 형법상 형의 경중을 일응의 기준으로 하되, 병과형이나 부가형, 집행유예, 노역장 유치기간 등 주문 전체를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3.26. 선고 97도171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4.11.11. 선고 2004도6784 판결 등 참조).

한편 대법원 1976.1.27. 선고 75도1543 판결은, 제1심이 피고인에게 금고 6월을 선고한 데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것은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 이는 형기의 변경 없이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정을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법원 1998.3.26. 선고 97도1716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반하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미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서 대법원 1967.11.21. 선고 67도1185 판결과 대법원 1993.12.10. 선고 93도2711 판결 등이 폐기될 때 함께 폐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2.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제1심에서 공소기각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 제1심은 이를 전부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금고 5월의 실형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하였는데, 원심은 제1심과 마찬가지로 위 나머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판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에 대하여는 금고형을, 판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죄와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죄에 대하여는 각 징역형을 각 선택한 후 위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하면서 형법 제38조제1항제2호, 제50조를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금고 5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수강명령을 선고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우선 금고형과 징역형을 선택하여 경합범 가중을 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38조제2항에 따라 금고형과 징역형을 동종의 형으로 간주하여 징역형으로 처벌하여야 할 것임에도 제1심은 이를 간과한 채 피고인에 대하여 금고 5월의 실형을 선고한 위법이 있고, 이에 대해 피고인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형기의 변경 없이 위 금고형을 징역형으로 바꾸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결국 원심이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면서도 제1심의 위와 같은 위법을 시정하지 아니한 것이 제1심판결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경합범 가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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