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택임대차로서의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을 뿐 실제 주택을 주거용으로 사용·수익할 목적을 갖지 아니한 계약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우선변제권이 있는지 여부(소극)

[2] 주택과 그 대지에 관한 자기의 공유지분을 다른 공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공동소유자로서 그 주택의 일부분을 사용·수익해 오던 자가 그 주택 등이 경매되는 경우 자기의 지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대비하여 다른 공유자와 사이에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두었을 뿐인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주택임대차로서의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을 뿐 실제 주택을 주거용으로 사용·수익할 목적을 갖지 아니한 계약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우선변제권을 부여할 수 없다.

[2] 주택과 그 대지에 관한 자기의 공유지분을 다른 공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공동소유자로서 그 주택의 일부분을 사용·수익해 오던 자가 그 주택 등이 경매되는 경우 자기의 지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대비하여 다른 공유자와 사이에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두었을 뿐인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3.07.22. 선고 2003다21445 판결 [배당이의]

♣ 원고, 피상고인 / 이○열

♣ 피고, 상고인 / 주식회사 조흥은행 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3.4.2. 선고 2002나5955 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와 이○남은 1982.경 서울 강서구 ○○동 251-5 대지(이하 ‘이 사건 대지’라고 한다)와 그 지상 건물을 공동으로 매수하여 이○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그 후 원고와 이○남은 위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기로 합의한 후 건축공사비는 새로 신축될 건물의 전세보증금 및 원고와 이○남이 일부씩 낸 돈으로 충당하여, 1986.경에 2층 주택 1동과 3층 주택 및 점포 1동(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완공한 다음 1987.1.9. 이○남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실, 이○남은 위 2층 주택 중 1층에 거주하면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전세, 월세 등을 관리하였고, 원고는 1988.10.경 위 2층 주택 중 2층에 무상으로 입주하여 1988.10.18. 전입신고를 마친 사실, 그러던 중 원고와 이○남은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에 대한 소유관계를 정산하기로 합의하여,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을 이○남의 소유로 하되, 원고는 이○남으로부터 1억 5천만 원을 받기로 하면서, 그 지급 방법으로 원고가 거주하던 위 2층 주택 중 2층을 보증금 1억 5천만 원, 기간 1997.3.1.부터 24개월로 하는 임대차관계로 전환하고, 1999.5.12.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은 다음 계속 거주한 사실, 한편 원고는 이○남으로부터 위 보증금 중 3천만 원을 원고의 딸 결혼식 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급받은 사실, 이○남은 2001.10.14. 사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에 대한 정당한 임차인으로서 1988.10.18. 전입신고를 마치고 거주하면서 1999.5.12. 확정일자를 받았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보증금 잔액 1억 2천만 원에 대하여 후순위 권리자인 피고들보다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원심이 인정한 임대차계약 이전의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대지와 건물은 원래 원고와 이○남의 공동소유로서, 원고는 이○남과의 약정에 따라 자기 지분에 관한 소유 명의를 이○남에게 신탁하여 둔 것인데, 위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소정의 유예기간이 도과함으로써 무효가 되고, 이 사건 대지에 관한 이○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중 원고의 지분에 관한 부분은 위 법률 제4조제2항 단서의 적용 여부에 따라 그 효력이 결정되며,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이○남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 중 원고의 지분에 관한 부분은 무효가 되므로(다만,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 1988.10.경부터 위 2층 주택 중 2층 부분에 거주하여 온 원고로서는, 위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되기 이전에는 대내적 공동소유자로서 위 2층 부분에서 거주하고, 그 후에는 적어도 이 사건 건물의 지분을 원시취득한 공동소유자로서 위 2층 부분에서 거주하였던 것이다.

(2) 원심은 원고와 이○남 사이의 임대차계약 관계를 인정하는 근거로 임대차계약서(갑 제2호증의 2)의 기재와 이○남의 전처(2000.11.14. 협의이혼)인 제1심 증인 신○순의 증언을 내세우고 있는바, 위 임대차계약서는 그 작성 일자가 1997.3.1.로 되어 있고, 위 신○순은 위 임대차계약서가 당시에 작성된 것처럼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는 위 임대차계약서의 작성 경위에 대하여, 이 사건 대지와 건물이 실질적으로는 원고와 이○남의 공동소유임에도 불구하고 그 등기가 이○남 단독 명의로 되어 있음을 기화로 이○남이 원고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대출을 받아 사용하는 등 동업약정을 위반하므로 원고가 이○남에게 정산을 요구한 결과 1997.3.1. 이 사건 대지와 건물의 시가를 4억 5천만 원으로 계산한 다음 원고의 지분을 그 중 3분의 1인 1억 5천만 원으로 하여 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사건 건물의 등기부등본(갑 제2호증)에 의하면, 이○남이 이 사건 대지와 건물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것은 1997.5.15.임을 알 수 있으므로, 위 임대차계약서의 작성일자인 1997.3.1.경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산 요구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증인 신○순의 진술에 의하면, 이○남은 자기가 운영하던 주식회사 남양종합건설 주식회사가 부도나기 3일 전인 1999.5.12. 원고에게 확정일자를 받으라고 알려주었다는 것인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임대차계약서는 1997.3.1. 이후에 그 일자를 소급하여 작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짙다.

(3) 또한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대지와 건물에 관하여 임의경매가 이루어진 2001.경 위 2층 주택 중 1층 부분에 관한 정상적인 임차보증금이 5,000만 원에 불과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갑 제6호증의 1, 2 참조),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유로 정산을 마치고 위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된 것이라면, 원고가 위 2층 주택의 2층 부분에 관한 임차보증금으로 위 거래시세보다 훨씬 많은 1억 5천만 원을 이○남에게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면서, 이○남으로부터 위 2층 부분의 적정한 임차보증금을 초과하는 금원에 관하여 이자를 받지 않고 저당권을 설정하여 두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그 당시 위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지도 않았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할 수 없다. 나아가 증인 신○순은, 원고와 이○남이 1997.경 정산을 할 때에 이○남이 이 사건 대지와 건물에 관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원고에게 마쳐주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이○남이 원고에게 조금 기다리라고 하고, 원고가 나중에는 억울하니까 만일을 위해 전세계약서라도 쓰자고 하였으며, 그렇게라도 해야 무엇이 남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4)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는 1997.3.1. 이○남과 정산을 마치고 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 정산이 마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건물의 공동소유자로서 당연히 위 2층 주택 중 2층 부분을 계속 사용·수익해 오던 중, 이 사건 대지와 건물이 경매되는 경우 자기의 지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대비하여, 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또 이○남 운영의 회사가 부도나기 직전에 이를 알고 위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었을 뿐이라고 봄이 상당한바, 이와 같이 주택임대차로서의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을 뿐 실제 주택을 주거용으로 사용·수익할 목적을 갖지 아니한 계약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우선변제권을 부여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2.3.12. 선고 2000다24184, 24191 판결 등 참조).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이유만으로 원고가 우선변제권을 가진 주택임차인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주택임대차의 우선변제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각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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