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쑥뜸 기구인 ‘왕쑥찜기’가 의료기기법 제2조제1항에서 정한 ‘의료기기’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한 사례

[2] 제조품목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왕쑥찜기’를 제조하여 판매하였다는 의료기기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왕쑥찜기’가 제조품목허가 대상인지 여부를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0.04.29 선고 2008도7688 판결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의료기기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 및 검사

♣ 원심판결 / 대구지법 2008.8.14. 선고 2008노18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어떤 기구 등이 의료기기법 제2조제1항에서 정한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기구 등이 위 조항 소정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면 되고 객관적으로 그러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가는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또 그 기구 등의 사용목적은 그 기구 등의 구조와 형태, 그에 표시된 사용목적과 효과,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3.12. 선고 92도811 판결, 대법원 2008.12.11. 선고 2008두1039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이 사건 ‘왕쑥찜기’가 질병의 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서 의료기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의료기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나. 의료기기법 제3조제1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의료기기의 사용목적과 사용시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해성 등의 차이에 따라 체계적·합리적 안전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의 등급을 분류하여 지정하여야 한다”고 하고 그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의료기기의 등급분류 및 지정에 관한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6조제1항은 “의료기기의 제조를 업으로 하는 자는 제조소별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제조업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하고 그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제조업허가를 받은 자는 제조하고자 하는 의료기기에 대하여 품목별로 제조허가를 받거나 제조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에 따라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1]은 의료기기의 등급을 잠재적 위해성의 정도에 따라 1등급은 잠재적 위해성이 거의 없는 의료기기, 2등급은 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의료기기, 3등급은 중증도의 잠재적 위해성을 가진 의료기기, 4등급은 고도의 위해성을 가진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소분류된 품목별로 등급을 정하여 고시하도록 하고 있고, 그 제4조에서는 2등급, 3등급, 4등급인 품목은 제조품목허가를 받아야 하고, 1등급인 품목 중 이미 허가를 받거나 신고한 품목과 구조·원리·성능·사용목적 및 사용방법 등이 본질적으로 동등한 품목은 제조품목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의료기기법 제24조제1항은 누구든지 제6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품목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품목신고를 하지 아니한 의료기기를 판매하여서는 아니되고, 판매 목적으로 제조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의료기기는 등급별로 제조품목허가의 대상인 것과 제조품목신고의 대상인 것으로 구별되므로, 의료기기법 제24조제1항에서 금지하는 ‘제조품목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료기기의 제조·판매행위’에 해당하려면 그 의료기기가 제조품목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료기기에 해당하여야 하고, 단순히 제조품목신고의 대상인 의료기기를 제조·판매하는 것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의료기기법 위반의 점은 피고인이 제조품목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료기기인 ‘왕쑥찜기’를 제조하여 판매하였다는 것인바,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우선 ‘왕쑥찜기’가 제조품목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부터 심리해 본 후에 피고인이 그러한 허가없이 한 행위가 위 규정 위반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위 ‘왕쑥찜기’가 제조품목허가 대상인지 여부를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의료기기법의 제조품목허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의료법(2007.4.11. 법률 제836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제1항에서 말하는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와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0.9.8. 선고 2000도432 판결, 대법원 2007.12.13. 선고 2007도336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그 판시와 같은 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의료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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