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기에 의하여 교통정리가 행하여지고 있는 교차로의 전방에 유턴을 허용하는 노면표지가 설치되어 있으나 교차로의 신호기에는 유턴 허용 시기에 관한 별도 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 유턴을 할 수 있는 시기와 유턴을 하는 차량 운전자의 주의의무

 

<판결요지>

신호기에 의하여 교통정리가 행하여지고 있는 교차로의 전방에 노면표지로서 유턴을 허용하는 안전표지가 설치되어 있으나, 전방의 교차로에 설치된 신호기에는 좌회전신호시 또는 보행신호시 유턴하라는 등의 별도 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이와 같은 유턴 허용구역에서 유턴하려 하는 차량의 운전자는 도로교통법 제16조제1항의 규정에 따른 통행방법에 따라 보행자나 다른 차마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염려가 없을 때에는 유턴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반드시 전방의 신호기가 좌회전신호로 바뀐 후에야 유턴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따라서 이와 같은 교차로에 설치된 신호기의 신호가 적색등화로 바뀐 다음 유턴 허용구역에서 다른 차마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염려가 없음을 확인하고 유턴하는 운전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량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운전하면 충분하고, 맞은 편 반대차선에서 정지신호를 위반하고 교차로를 통과하여 직진하여 오거나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을 경우까지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미리 방지할 특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다.

 

◆ 대법원 2005.06.10. 선고 2004다29934 판결 [손해배상(자)]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1 외 1인

♣ 피고, 상고인 /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4.5.7. 선고 2002나3898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의 조치

 

가.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소외 1은 2000.6.11. 01:50경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동수원병원 앞 교차로(이하 ‘이 사건 교차로’라 한다)에서 피고 회사의 피보험차량인 경기 85구○○○○호 2.5t 화물차를 운전하여 동수원에서 신갈 쪽으로 편도 4차로 중 1차로로 진행하다가 유턴을 하던 중, 마침 신갈에서 동수원 쪽으로 마주 오던 소외 2 운전의 화성 파○○○○호 500㏄ 오토바이와 충돌하였는데, 소외 2는 위 사고로 인한 중증뇌손상 등으로 사망하였다.

(2) 이 사건 교차로는 동수원에서 신갈 쪽의 4차선 도로와 우측의 선경아파트에서 좌측의 동수원병원 응급실 쪽의 소로(중앙선 및 차선표시 없는 포장도로)가 교차하는 곳이고, 소로의 양 방향에는 비보호좌회전표지가 부착된 횡형 3색등 신호기가, 4차선 도로의 양 방향에는 횡형 4색등 신호기가 각 설치되어 있다.

(3) 동수원에서 신갈 쪽으로의 4차선 도로에는 유턴을 허용하는 노면표지가 있는 구간이 있으나, 전방의 횡형 4색등 신호기에는 좌회전신호시 또는 보행신호시 유턴하라는 등의 별도 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않았다.

(4) 이 사건 교차로의 신호체계는, 4차선 도로의 경우 양방향 직진(1분 55초), 양방향 정지(40초), 양방향 좌회전(20초)의 순이고, 소로의 경우 위 4차선 도로의 신호체계와 연동하여 양방향 정지, 양방향 직진(비보호좌회전), 양방향 정지의 순이며, 4차선 도로가 양방향 정지신호일 동안 화물차 진행 방향 맞은편 교차로에 설치된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기가 녹색등화로 바뀌어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도록 되어 있다.

(5) 소외 2는 운전면허도 없이 위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이 사건 교차로에 이르러 진행 차로의 신호가 정지신호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전방 1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윤기명 운전의 경기 30사1828호 택시 좌측 좌회전 차로를 따라 빠른 속도로 직진하고, 소외 1은 4차선 도로의 신갈 방향 좌회전 차로에서 전방의 차량신호기가 적색으로 바뀌고 전방의 보행자 신호기가 녹색으로 바뀌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횡단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유턴하던 중, 위 화물차 운전석 앞 부분과 위 오토바이 앞 부분이 충돌하였다.

(6) 위 충돌지점은 화물차 진행방향 교차로 앞 정지선에 약 15.2m 못 미친 곳으로 유턴허용구간(총 24m) 시작지점에서 가깝고, 반대편 교차로 앞 정지선에서는 약 55.3m 떨어져 있다.

(7) 충돌 당시 화물차의 앞바퀴는 중앙선을 넘었으나 뒷바퀴는 아직 중앙선을 넘지 못한 상태였고, 충돌로 인한 화물차 우측 앞 타이어의 흔적은 중앙선 위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나.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기초하여, 차량의 운전자로서는 다른 차량의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로 진입하여 올 것까지도 예상하여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 할 것이나, 이미 다른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여 진행하여 오는 것을 발견하였거나 발견할 수 있었다면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사고 당시 소외 1은 4차선 도로의 신갈 방향 좌회전 차로로 진행하다 전방의 신호기에 정지신호가 들어온 무렵 사고지점에 도달하자마자 바로 유턴을 시작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소외 1로서는 전방신호가 좌회전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렸다 유턴하거나, 유턴하기 전에 전방주시를 잘 하였더라면 이 사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하여 소외 1에게 운전상 아무런 과실이 없다는 피고의 면책 항변을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원심이, 이 사건 사고가 그 판시와 같이 소외 2가 위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이 사건 교차로에 이르러 진행 차로의 신호가 정지신호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교차로를 진입하여 직진하고, 소외 1은 4차선 도로의 신갈 방향 좌회전 차로에서 전방의 차량신호기가 적색으로 바뀐 다음 유턴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러나 신호기에 의하여 교통정리가 행하여지고 있는 교차로의 전방에 노면표지로서 유턴을 허용하는 안전표지가 설치되어 있으나, 전방의 교차로에 설치된 신호기에는 좌회전신호시 또는 보행신호시 유턴하라는 등의 별도 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이와 같은 유턴 허용구역에서 유턴하려 하는 차량의 운전자는 도로교통법 제16조제1항의 규정에 따른 통행방법에 따라 보행자나 다른 차마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염려가 없을 때에는 유턴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반드시 전방의 신호기가 좌회전신호로 바뀐 후에야 유턴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따라서 이와 같은 교차로에 설치된 신호기의 신호가 적색등화로 바뀐 다음 유턴 허용구역에서 다른 차마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염려가 없음을 확인하고 유턴하는 운전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량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운전하면 충분하고, 맞은편 반대차선에서 정지신호를 위반하고 교차로를 통과하여 직진하여 오거나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을 경우까지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미리 방지할 특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이 적색등화에서 정상적인 차마의 통행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유턴하는 차량의 운전자의 경우에도 이미 맞은편 반대차선에서 교차로에 진입하여 직진하고 있는 다른 차량이 있다거나 다른 차량이 그 진행방향의 신호가 진행신호에서 정지신호로 바뀐 직후에 교차로를 진입하여 계속 직진하여 오는 등의 경우라면 그러한 차량의 동태를 두루 살피면서 유턴하는 등으로 사고를 방지할 태세를 갖추고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있다 할 것이지만, 그와 같은 주의의무는 어디까지나 신호가 바뀌기 전이나 그 직후에 교차로에 진입하여 직진하고 있는 차량에 대한 관계에서 인정되는 것이고, 신호가 바뀐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다른 차량이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새로 진입하여 직진하여 올 경우까지를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는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 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은 동수원에서 신갈 쪽의 교차로에 설치된 신호기의 신호가 적색등화로 바뀌자, 4차선 도로의 1차로상에 설치된 유턴 허용구역에서 정상적인 차마의 통행 여부를 살핀 후에 유턴하기 시작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이상,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맞은편 반대 차선상의 다른 차량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운전하면 충분하고, 그 다른 차량이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진입하여 직진하여 옴으로써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을 경우까지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미리 방지할 특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니, 이러한 경우 소외 1에게 위 충돌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상대 차량이 적색등화 신호로 바뀌었을 때 이미 위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었거나 그 바뀐 직후에 교차로에 진입하였음을 그 전제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당시 이 사건 교통사고를 직접 목격한 윤기명, 서승규는 그들이 탄 택시가 신갈에서 동수원 쪽으로 4차선 도로의 1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사고가 난 교차로에서 전방 신호기의 신호가 진행신호에서 정지신호로 바뀌는 것을 보고 횡단보도 앞 정지선 1차로상에 정차하고 있었는데, 얼마 뒤(약 1∼2분 후라고도 하고 약 2∼3분 후라고도 한다.)에 소외 2의 오토바이가 위 택시의 좌측 좌회전 차로를 통과하여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매우 빠른 속도(이 사건 사고 후 위 오토바이에 부착된 속도계는 시속 120㎞를 가리킨 채 멈춰져 있었음이 발견되었다.)로 이 사건 교차로로 진입·직진하여 갔다고 일치하게 진술하고 있어 소외 2의 오토바이가 이 사건 교차로로 진입한 것은 신호기가 정지신호로 바뀌기 이전이나 그 직후가 아니라 이미 정지신호로 바뀌고서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되었음에도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로 진입하여 직진하여 간 것임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규명해 보지 아니한 채 만연히 소외 1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에 관하여 운전상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신호기에 의하여 교통정리가 행해지는 교차로의 전방에 설치된 유턴 허용구역에서의 신호기의 신호 및 표지에 따라 유턴하는 차량 운전자의 주의의무와 그 면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이용우 박재윤 양승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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