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도주의 범의를 가지고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대법원 2005.04.14. 선고 2005도790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도로교통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서울남부지법 2005.1.5. 선고 2004노87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 함은 사고 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하고(대법원 2003.3.25. 선고 2002도5748 판결, 2004.3.12. 선고 2004도250 판결 등 참조), 도로교통법 제50조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 경우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대법원 2002.10.22. 선고 2002도4452 판결, 2004.5.28. 선고 2004도121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비록 피고인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이 사건 차량의 동승자인 원심 공동피고인로 하여금 그녀가 사고운전자인 것으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허위신고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사고 직후 피해자가 119 구급차량에 의하여 병원으로 후송될 때까지 사고장소를 이탈하지 아니하였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이 사건 차량이 가해차량임을 명백히 밝혔으며, 피해자 후송조치를 마친 후 사고현장에서 위 경찰관의 요구에 따라 원심 공동피고인와 함께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로 동행한 점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도주의 범의를 가지고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의 행위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및 도로교통법 제106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어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에 대하여 이 사건 차량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로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고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에 관한 법리나 도로교통법 제106조 소정의 교통사고발생시의 조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윤재식(주심) 강신욱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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