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간접증거의 증명력

[2]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사용하여 주취정도를 계산함에 있어 그 전제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입증 정도

 

<판결요지>

[1]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그와 같은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음주하고 운전한 직후에 운전자의 혈액이나 호흡 등 표본을 검사하여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른바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사용하여 수학적 방법에 따른 계산결과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콜농도를 추정할 수 있으나, 범죄구성요건사실의 존부를 알아내기 위해 위와 같은 과학공식 등의 경험칙을 이용하려면 그 법칙 적용의 전제가 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은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데, 위드마크 공식의 경우 그 적용을 위한 자료로는 섭취한 알콜의 양, 음주시각, 체중 등이 필요하므로 그런 전제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역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며, 한편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혈중알콜농도의 추정방식에는 알콜의 흡수분배로 인한 최고 혈중알콜농도에 관한 부분과 시간경과에 따른 분해소멸에 관한 부분이 있고, 그 중 최고 혈중알콜농도에 있어서는 섭취한 알콜의 체내흡수율과 성, 비만도, 나이, 신장, 체중, 체질은 물론 인종, 지역, 풍습, 시대 등도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또 음주한 술의 종류, 음주속도, 음주시 위장에 있는 음식의 정도 등에 따라 그 최고치에 이르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고, 알콜의 분해소멸에 있어서는 평소의 음주정도, 체질, 음주속도, 음주 후 신체활동의 정도 등이 시간당 알콜분해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위 공식의 적용에 필요한 기본자료들 이외에도 음주 후 특정 시점에서의 혈중알콜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운전자인 피고인이 평균인과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고 쉽게 단정할 것이 아니라 이 역시 증거에 의하여 명확히 밝혀져야 하는바, 위 모든 증명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학식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도움 등을 받아야 하고, 만일 그 공식의 적용에 있어 불확실한 점이 남아 있고 그것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작용한다면 그 계산결과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게 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0.10.24. 선고 2000도3307 판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및 피고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0.6.23. 선고 2000노67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그와 같은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9.10.22. 선고 99도3273 판결 참조).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이 간접증거에 의하여 정황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살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 또는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검사의 상고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1999.4.19. 24:00경 혈중알콜농도 0.09%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강원 철원군 철원읍에 있는 ‘황제’ 스탠드바 앞길에서 불상의 장소까지 엘란트라 승용차를 운전하였다는 것이다.

 

음주하고 운전한 직후에 운전자의 혈액이나 호흡 등 표본을 검사하여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른바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사용하여 수학적 방법에 따른 계산결과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콜농도를 추정할 수 있으나, 범죄구성요건사실의 존부를 알아내기 위해 위와 같은 과학공식 등의 경험칙을 이용하려면 그 법칙 적용의 전제가 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은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데, 위드마크 공식의 경우 그 적용을 위한 자료로는 섭취한 알콜의 양, 음주시각, 체중 등이 필요하므로 그런 전제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역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며, 한편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혈중알콜농도의 추정방식에는 알콜의 흡수분배로 인한 최고 혈중알콜농도에 관한 부분과 시간경과에 따른 분해소멸에 관한 부분이 있고, 그 중 최고 혈중알콜농도에 있어서는 섭취한 알콜의 체내흡수율과 성, 비만도, 나이, 신장, 체중, 체질은 물론 인종, 지역, 풍습, 시대 등도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또 음주한 술의 종류, 음주속도, 음주시 위장에 있는 음식의 정도 등에 따라 그 최고치에 이르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고, 알콜의 분해소멸에 있어서는 평소의 음주정도, 체질, 음주속도, 음주 후 신체활동의 정도 등이 시간당 알콜분해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위 공식의 적용에 필요한 기본자료들 이외에도 음주 후 특정 시점에서의 혈중알콜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운전자인 피고인이 평균인과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고 쉽게 단정할 것이 아니라 이 역시 증거에 의하여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위 모든 증명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학식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도움 등을 받아야 하고, 만일 그 공식의 적용에 있어 불확실한 점이 남아 있고 그것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작용한다면 그 계산결과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게 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출된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수사보고서의 기재 내용은, 체중이 72.2kg인 피고인이 1999.4.19. 20:00경부터 23:00경까지 사이에 소주 60ml들이 3잔을, 같은 날 23:30경 맥주 180ml들이 3잔을 각 마셨다는 것을 기초로 위드마크 공식을 사용하여 그 각 섭취알콜량을 피고인의 체중과 0.7로 나눈 수치인 0.070%와 0.042%에서 1시간 동안의 알콜분해량으로 0.015%를 뺀 나머지인 0.097%가 피고인의 운전 당시 혈중알콜농도라고 계산한 것인바, 그 계산과정을 보면 피고인이 섭취한 알콜의 체내 흡수율에 대한 고려가 없고, 체중과 관련한 0.7이란 수치나 시간당 알콜분해량으로 본 0.015%란 수치는 위드마크 인수로서 남자의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통계자료의 수치 중 평균치에 근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의 신체적 조건 등이 그러한 평균치를 적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며, 나아가 시간경과에 따른 알콜 분해량의 계산에 있어서도 운전시보다 4시간 전부터 소주를 마셨음을 전제로 하면서도 별다른 근거 없이 1시간 동안의 알콜분해량만을 공제하였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마신 맥주가 불과 30분도 지나기 전에 체내에 전부 흡수되었다고 볼 근거도 없으니, 그 계산결과로는 피고인이 1999.4.19. 24:00경 자동차를 운전할 당시 혈중알콜농도가 0.05% 이상이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원심판결의 이유설시에 다소 위와 다른 점이 있으나, 원심이 위 수사보고서에 의한 계산결과만으로는 피고인의 술에 취한 정도가 도로교통법 제41조제1항, 제4항, 같은법시행령 제31조 소정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유지담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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