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한 압류명령의 효력(무효)

[2] 위 법률상 양도금지 규정과 민사집행법 제246조제1항제4호의 관계(특별법과 일반법)

 

<판결요지>

[1]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양도가 금지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압류하더라도 현금화할 수 없으므로 피압류 적격이 없다. 또한, 위와 같이 채권의 양도를 금지하는 법률의 규정이 강행법규에 해당하는 이상 그러한 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실체법상 효력을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제3채무자는 압류채권의 추심금 청구에 대하여 그러한 실체법상의 무효를 들어 항변할 수 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제7조에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하여 양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위 양도금지 규정은 강행법규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한 압류명령은 실체법상 무효이고, 제3채무자는 그 압류채권의 추심금 청구에 대하여 위 무효를 들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한편 민사집행법은 제246조제1항제4호에서 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은 그 1/2에 해당하는 금액만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위 퇴직급여법 상의 양도금지 규정과의 사이에서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으므로, 퇴직급여법 상의 퇴직연금채권은 그 전액에 관하여 압류가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4.01.23. 선고 2013다71180 판결 [추심금]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주식회사 ◯◯은행

♣ 원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2013.8.22. 선고 2012나247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양도가 금지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압류하더라도 현금화할 수 없으므로 피압류 적격이 없다. 또한, 위와 같이 채권의 양도를 금지하는 법률의 규정이 강행법규에 해당하는 이상 그러한 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실체법상 효력을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제3채무자는 압류채권의 추심금 청구에 대하여 그러한 실체법상의 무효를 들어 항변할 수 있다(대법원 2000.7.4. 선고 2000다2104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근로자 퇴직급여제도의 설정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05.1.27. 법률 제7379호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고 한다)이 제정되면서 그 제7조에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하여 양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위 양도금지 규정은 강행법규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한 압류명령은 실체법상 무효이고, 제3채무자는 그 압류채권의 추심금 청구에 대하여 위 무효를 들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한편 민사집행법은 제246조제1항제4호에서 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은 그 1/2에 해당하는 금액만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위 퇴직급여법 상의 양도금지 규정과의 사이에서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으므로, 퇴직급여법 상의 퇴직연금채권은 그 전액에 관하여 압류가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소외인 등 소속 근로자에 대한 퇴직급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퇴직급여법이 정한 퇴직급여제도 중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퇴직급여를 적립하여 온 사실, 원고는 소외인에 대한 집행권원에 근거하여 피고 회사를 제3채무자로 하여 위 퇴직연금제도에 따른 소외인의 퇴직연금채권 중 1/2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이후 소외인이 피고 회사를 퇴사함으로써 그의 퇴직연금채권이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3. 앞에서 본 법리를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소외인의 퇴직연금채권은 강행법규인 퇴직급여법에 의하여 피압류 적격이 부정되므로 그에 대한 압류명령은 실체법상 무효이고,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상의 제3채무자인 피고로서는 그 무효를 들어 원고의 추심금 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양도가 금지되는 채권이 당연히 그 압류 또한 금지된다고 해석해야 할 근거가 없다는 그릇된 전제에서, 퇴직급여법 제7조가 명시적으로 압류금지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민사집행법 제246호제1항제4호가 퇴직연금과 그 유사 성질의 급여채권 중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하여는 압류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을 다투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퇴직급여법상 퇴직연금채권의 피압류 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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