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 제110조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처벌하기 위한 요건 및 불리한 처우가 근로자의 감독기관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실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2] 택시회사 대표로서 사용자인 피고인이, 운전기사인 근로자 갑이 피고인의 근로기준법 위반사실을 지방노동청에 신고하였다는 이유로 갑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갑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위 신고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근로기준법 제104조제1항, 제2항, 제110조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그 불리한 처우가 근로자의 감독기관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실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이어야 하고, 불리한 처우를 하게 된 다른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사용자의 불리한 처우가 감독기관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실의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인지는 불리한 처우를 하게 된 경위와 그 시기, 사용자가 내세우는 불리한 처우의 사유가 명목에 불과한지, 불리한 처우가 주로 근로자의 통보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루어진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택시회사 대표로서 사용자인 피고인이, 운전기사인 근로자 갑이 택시에 장착된 콜기계 및 카드단말기 사용료를 임금에서 공제한 행위가 임금 전액지급의무에 위배된다며 피고인을 지방노동청에 신고하였다는 이유로 갑 운행 택시에서 콜기계 등을 제거함으로써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당초 운전기사들이 사용료를 부담할 것을 전제로 콜기계 등을 장착하였던 것으로서, 갑이 사용료 부담의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함에 따라 사용료를 납부하는 다른 운전기사들과 형평을 고려하여 갑 운행 차량에서 콜기계 등을 제거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갑이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위반사실로 신고한 이후에 콜기계 등을 제거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행위가 위 신고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2.10.25. 선고 2012도8694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 피 고 인 / 피고인

♣ 상 고 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부산지법 2012.7.6. 선고 2012노130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근로기준법은 제104조제1항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대통령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으면 근로자는 그 사실을 고용노동부장관이나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제2항에서 사용자는 제1항의 통보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에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정하는 한편, 제110조에서 제104조제2항을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규정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그 불리한 처우가 근로자의 감독기관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실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이어야 하고, 불리한 처우를 하게 된 다른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사용자의 불리한 처우가 감독기관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실의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인지는 불리한 처우를 하게 된 경위와 그 시기, 사용자가 내세우는 불리한 처우의 사유가 명목에 불과한지, 불리한 처우가 주로 근로자의 통보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루어진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은 공소외 1이 피고인 운영의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회사’라고만 한다)에 입사한 이래 회사와 지속적으로 분쟁이 있었던 점, 공소외 1이 2011.5.17. 임금 전액지급의무 위반을 이유로 부산지방노동청에 피고인을 고소하여 이 사건 단말기 및 콜서비스 사용료와 관련된 분쟁이 진행 중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단말기를 제거한 점, 이후 피고인이 위 고소사건에 대하여 기소유예의 처분을 받은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단말기를 제거함으로써 공소외 1의 수익이 감소할 위험이 발생하게 되는 점, 다른 운전기사들은 콜기계 등을 사용하면서 회사에 콜서비스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었고 공소외 1과 공소외 3만이 납부를 거부하고 있었다고는 하나, 공소외 1이 콜서비스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아 발생하는 부당이득 관련 문제는 공소외 1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공소외 1의 동의를 얻지 않고 이 사건 단말기를 제거하는 수단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공소외 1의 위 고소를 이유로 하여 이 사건 단말기를 제거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회사 내 노동조합의 요청에 따라 차량에 콜기계 등을 장착하면서 그 사용료는 운전기사들이 부담하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한 후 운전기사들의 개별적인 동의를 얻어 임금에서 사용료를 공제하여 온 사실, 피고인은 그 후에 회사에 복직한 공소외 1에 대하여도 콜서비스 사용에 따른 사용료 납부를 요구하였으나, 공소외 1은 사용료의 부담 주체가 사업주라는 이유로 사용료 납부는 물론이고 콜서비스 사용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사실, 공소외 1과 함께 사용료 납부를 거부한 공소외 3은 공소외 1과 달리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신고한 일이 없음에도 피고인은 공소외 3 운행의 차량에서도 콜기계 등을 제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초 운전기사들이 사용료를 부담할 것을 전제로 콜기계 등을 장착하였던 것으로서, 공소외 1이 사용료 부담의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함에 따라 사용료를 납부하는 다른 운전기사들과의 형평을 고려하여 공소외 1 운행의 차량에서 이 사건 단말기를 제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공소외 1이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위반사실로 신고한 이후에 이 사건 단말기를 제거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행위가 위 신고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단말기 제거가 공소외 1의 고소를 이유로 한 것이라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근로기준법 제104조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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