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을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한차례 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재계약기간 만료일 무렵 입주자대표회의 결의에 따라 계약갱신을 거절한 사안에서, 갑 입주자대표회의의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을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한차례 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재계약기간 만료일 무렵 입주자대표회의 결의에 따라 계약갱신을 거절한 사안에서,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지나더라도 당연히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을에게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갑 입주자대표회의의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1.10.27. 선고 2010두17205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상고인 / ○○동푸른마을주공1단지 입주자대표회의

♣ 피고, 피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피고보조참가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0.7.9. 선고 2009누3202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 다만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라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계약갱신의 의무 내지 계약갱신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거나 계약 당사자의 의사, 설정한 기간의 성격, 업무의 내용, 계약갱신의 기준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7.8. 선고 2002두864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비록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사이에 체결된 2007.12.9.자 근로계약에 그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었고,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한 것은 아니지만, 원고가 참가인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고, 참가인에 대한 재계약 갱신 거부 이전에는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퇴직한 직원이 없다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은 그 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획일적으로 종료되는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에 의하여 연장이 허용되는 갱신기간이라고 보아야 하며, 이러한 경우 갱신을 거절함에 있어서는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 적용되어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 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기준이기는 하지만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원고가 위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그러한 사유가 없으니 원고의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과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취업규칙에도 “근로자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명시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으로 한다(제11조제4항).”, “관리소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이 만료되어 계약갱신이 되지 않았을 때 퇴직조치한다(제57조제4호).”고 규정함으로써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2006.12.9.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참가인을 원고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2007.12.9.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 내용에 의하면 참가인은 계약직근로자로서 계약기간이 2008.12.8.까지 1년이고, 재계약 여부와 본 계약에 정한 내용 이외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은 관계 법령 및 취업규칙에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함으로써 근로계약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사실, 참가인은 원고가 구성한 자치관리기구의 대표자로서 원고 구성원의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임되어 자치관리기구의 업무를 총괄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하여 통보한 사항을 집행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지위에 있는데(원고 관리규약 제37조), 원고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만료일 무렵인 2008.10.10. 개최된 원고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입주민들 과반수가 참가인과의 재계약에 반대하는 결의를 하자 그 결의에 따라 위 계약기간 만료 후 원고와 다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게 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지나더라도 당연히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이유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을 갱신기간이고, 그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원고가 그 갱신을 거절함에 있어서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보아 원고의 갱신거절이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의 해고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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