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한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한정 소극) 및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2] 학교법인 갑이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임·단 특별협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에서 54세로 단축하기로 합의하고 취업규칙의 정년 규정도 같은 내용으로 변경한 후, 그에 따라 54세 이상인 을을 포함한 일반직원 22명을 정년퇴직으로 처리한 사안에서, 특별협약 중 정년에 관한 부분 및 그에 근거하여 개정된 취업규칙은 무효이고, 을 등에게 한 퇴직처리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2] 학교법인 갑이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2005년·2006년 임·단 특별협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자들 정년을 60세에서 54세로 단축하기로 합의하고 취업규칙의 정년 규정도 같은 내용으로 변경한 후, 그에 따라 54세 이상인 을을 포함한 일반직원 22명을 정년퇴직으로 처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이는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들을 정년 단축의 방법으로 일시에 조기 퇴직시킴으로써 사실상 정리해고의 효과를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보이고, 모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객관적·일반적 기준이 아닌 연령만으로 조합원을 차별하는 것이어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특별협약 중 정년에 관한 부분 및 이에 근거하여 개정된 취업규칙은 근로조건 불이익변경의 한계를 벗어나 무효이고, 을 등에게 한 퇴직처리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1.07.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 원고(선정당사자)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 피고보조참가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9.4.23. 선고 2008누1784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의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9.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06.5.22.에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학교○○병원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고 한다)와 ‘2005년·2006년 임·단협 특별협약’(이하 ‘이 사건 특별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면서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에서 54세로 단축하기로 합의한 후 취업규칙의 정년 규정도 같은 내용으로 변경한 사실, 참가인은 2006.6.30. 이 사건 특별협약 및 개정 취업규칙의 정년규정에 따라 당시 54세 이상인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 [이하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을 통틀어 ‘원고 등’이라고 한다]을 포함한 일반직원 22명을 정년퇴직으로 처리한 사실,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는 당시 ○○병원이 처해 있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정년을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이 사건 특별협약에 의하면 “위 협약대로 변경된 내용은 특별 한시적으로 적용하며 나머지 단체협약은 원안대로 수용한다.”고 되어 있고, 이후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가 2008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정년을 매년 1년씩 단계적으로 연장하여 종전 만 60세 정년으로 환원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007년 당시 54세에 달하지 아니하였던 근로자들은 실질적으로 정년이 단축되지 아니한 사실, 한편 이 사건 특별협약에는 정년 단축과 별도로 30명 이내에서 구조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 사건 특별협약이 시행된 이후 단축된 정년규정에 따라 대상 근로자가 퇴직 처리된 이외에는 별도의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이 없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특별협약에 의한 정년 단축은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대책으로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그 체결 당시 한시적 적용이 예정되어 있어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들을 정년 단축의 방법으로 일시에 조기 퇴직시킴으로써 사실상 정리해고의 효과를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이 이 사건 정년 단축이 모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객관적·일반적 기준의 설정이 아닌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들을 조기 퇴직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강구된 이상 참가인의 경영상태 및 경영개선을 위해 노사가 취하였던 노력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들을 정년 단축의 방법으로 조기 퇴직시킨 조치는 연령만으로 조합원을 차별하는 것이어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특별협약 중 정년에 관한 부분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특별협약 중 정년에 관한 부분 및 이에 근거하여 개정된 취업규칙은 근로조건 불이익변경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이고, 이 사건 특별협약 및 취업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원고 등에 대한 퇴직처리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는 다소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특별협약 중 정년에 관한 부분 및 개정 취업규칙이 무효임을 전제로 원고 등에 대한 퇴직처리를 해고로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의한 근로조건 불이익변경에 관한 법리오해, 단체협약상의 당연퇴직과 정리해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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