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업이 양도된 경우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는 근로자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양도하는 기업과 사이에 존속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경우 원래의 사용자가 위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정리해고의 요건 및 그 요건 충족 여부의 판단 방법

[3] 사용자가 계속 적자가 발생하고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 부문을 영업양도하면서 고용승계를 거부한 근로자를 해고한 사안에서, 영업 일부의 양도로 인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감원이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위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구 근로기준법 제31조제1항 내지 제3항의 정리해고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0.09.30. 선고 2010다41089 판결 [해고무효확인등]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코리코엔터프라이스 주식회사

♣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10.5.4. 선고 2009나1182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해고가 영업양도의 국면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이루어진 해고라고 인정한 다음, 피고가 항만사업 부문 등에서 계속 적자가 발생하여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항만사업 등을 영업양도 방식으로 정리하게 된 점, 항만사업을 양도하면서 양수자인 소외인으로 하여금 소속 근로자 전원에 대한 근로관계를 승계하도록 하였으나 원고는 자신이 항만사업팀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고용승계를 거부한 점, 다른 사업팀의 경우에도 인원을 감축하거나 향후 전망이 밝지 않아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원고를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할 여지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징계해고라거나 영업양도만을 이유로 한 해고로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가 경영악화를 방지할 목적에서 고용승계를 거부한 원고를 해고한 것이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갖춘 정당한 해고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영업이 양도된 경우에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승계되지 아니하고 여전히 양도하는 기업과 사이에 존속되는 것이며, 이러한 경우 원래의 사용자는 영업 일부의 양도로 인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감원이 불가피하게 되는 사정이 있어 정리해고로서의 정당한 요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그 절차에 따라 승계를 거부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10.13. 선고 98다11437 판결).

또한 구 근로기준법(2007.4.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한편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하여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1.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영업 일부의 양도로 인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감원이 불가피하게 되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구 근로기준법 제31조제1항 내지 제3항이 정한 정리해고로서의 각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해고가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고, 피고가 고용승계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는 등 정리해고의 각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요건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정들만을 든 다음, 나머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른 대상자 선정과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대한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요건까지도 갖추어 정리해고의 각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는지에 대하여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다는 이유로 이를 정당한 해고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정리해고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정리해고의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나아가, 원고의 이 사건 임금청구에는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복직시까지의 임금을 청구하는 부분 외에, 해고의 무효 여부와는 관계없이 2003.10.부터 해고시까지의 미수령 임금 등을 청구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그 당부에 대하여도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 둔다.

 

2.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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