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정리해고의 요건 및 그 요건의 충족 여부의 판단 방법

[2]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으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를 규정한 구 근로기준법 제31조제3항의 규정 취지

 

◆ 대법원 2009.12.24. 선고 2009다53949 판결[대기발령무효확인등]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피고 신용협동조합

♣ 원심판결 / 광주고법 2009.6.10. 선고 2009나4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정리해고 무효확인을 청구하는 부분과 2007.6.26.부터 이 판결 확정일까지의 임금을 청구하는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 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2007.5.30.자 대기발령의 위법 여부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 조합의 간부직원이기는 하나 대기발령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간부직원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함에 있어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판시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이 인사권의 재량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하고,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청구부분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 오인 또는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정리해고에 관한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에 대하여

 

가. 구 근로기준법(2007.4.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조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한편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하여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1.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구 근로기준법 제31조제3항이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근로자대표)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제1항,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이다 (대법원 2002.7.9. 선고 2001다29452 판결 참조).

 

나.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2007.6.26.자로 원고를 정리해고함에 있어 구 근로기준법상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정리해고무효확인 및 이를 전제로 한 임금지급의 각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다. 그러나 위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는 2006년도에 6,755,000원, 2007년도에 143,199,000원, 2008년도에 205,820,000원의 당기 순이익이 각 발생하였고(기록 69면, 235면), 연체율이 1999년 4월 기준으로 33.79%이던 것이 2006년 10월 기준 17.46%(전국 평균 13.56%), 2007년 1월 기준 17.9%(전국 평균 12.36%), 2007년 3월 기준 11.63%(전국 평균 12.61%), 2007년 6월 기준 13.59%(전국 평균 11.03%), 2008년 기준 4.46%(전국 평균 9.4%)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기록 415면, 419면 내지 421면), 피고에 대한 정리해고가 있기 직전의 2006년 말 기준으로 전년도 대비 성장률이 23.03%로 신용협동조합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로부터 재무상태개선권고를 받은 광주·전남에 있는 43개의 조합 중 4번째로 높았다(기록 67면). 따라서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를 정리해고하여야 할 정도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된다.

 

(2) 2006년 말 피고의 직원 소외 1이 횡령으로 인하여 징계해고되고 직원 소외 2가 신용불량으로 자진퇴직한 이후 계약직 2명을 채용하면서 약 4,000만 원의 인건비 절감을 이루었고 2007.6.26. 원고를 정리해고를 하였으므로 2008년도의 인건비는 2006년도의 것에 비하여 상당한 감소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의 2008년도 인건비 예산은 202,859,000원(피고가 실제 집행한 금액은 183,786,000원으로서 예산보다 18,570,000원을 절감하였으나 2006년 및 2007년에 발생한 인건비 감소요인에 비추어 위와 같은 절감액이 그리 큰 수준은 아니다)으로 2006년 인건비 결산액 202,356,000원과 거의 동일하다(기록 69면, 423면, 425면). 위와 같이 인건비의 감소요인이 발생하였으면서도 인건비가 감소하지 아니한 것은 피고가 원고를 정리해고한 다음 나머지 직원들의 상여금과 체력단련비를 인상하였고 2008년경 이사장 일비를 5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인상하였으며 2008.7.17. 봉선동지소를 설립하면서 신규로 여직원을 채용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를 정리해고함에 있어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할 수 있는지도 반드시 석연치 않다.

 

(3) 피고는 원고를 정리해고하기 이전까지는 단 한 번도 종합근무평정을 실시한 적이 없다가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갑자기 이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피고 조합의 종합근무평정규정에 의하면, 간부직원은 평정의 대상이 아니고, 또 위 규정상 종합근무평정은 능력평정, 업적평정, 경력평정 및 가·감점평정으로 구분되어 있음에도 피고는 이 중 업적평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으며, 위 규정상 평정기준일 현재 전보 및 파견 등으로 해당 부서의 근무기간이 3월 미만인 사람은 전 소속부서에서 평정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2007.4.23.자로 원고에 대하여 ‘대출 및 채권관리’ 업무를 부여한 이후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지 아니한 같은 해 6월에 위 새로운 근무부서를 기준으로 평정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정리해고함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기는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4) 피고는 원고를 정리해고함에 있어서 사전에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정리해고의 기준, 날짜 등에 관하여 통보를 하거나 협의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 원고는 2007.6.11. 피고의 이사장 소외 3에게 당뇨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고 전화로 통보한 다음 15일간 입원하였다가 같은 달 25일에 퇴원하면서 그에 대한 진단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는데, 피고는 바로 그 다음날인 같은 달 26일 원고를 해고하였다. 즉 피고는 원고를 정리해고함에 있어서 정리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이를 근로자대표에게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상의 요건을 이행하였는지 의문이다.

 

라. 위와 같은 사정들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가 구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판단을 유탈하고 정리해고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장래 이행청구에 대한 법리 오해에 대하여

 

원심은 해고 후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에 근로계약상의 지위를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된 후에 이행기가 도래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장래 이행의 청구로써 미리 그 청구를 할 필요가 있어야 함을 전제로, 피고 조합이 이 판결 확정일 이후에도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것으로 볼 만한 사정에 대한 아무런 주장과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가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 이후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하여 이를 각하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장래 이행의 청구에 관한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정리해고 무효확인을 청구하는 부분과 2007.6.26.부터 이 판결 확정일까지의 임금을 청구하는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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