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가 종전 회사에서 그 계열회사로 전출되는 경우 종전 회사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데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종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계열회사에 입사하였다면 종전 회사와의 근로관계는 단절되며, 그리고 근로자가 전직을 함에 있어 종전 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이적하게 될 기업에 입사하여 근무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전적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한 행동이라고 보아야 하고,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서는 당사자 사이에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자의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

 

◆ 대법원 2000.12.22. 선고 99다21806 판결[퇴직금]

♣ 원고, 상고인 / 이◯노 외 4인

♣ 피고, 피상고인 / 인천◯◯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1999.3.31. 선고 98나58810 판결

♣ 선고일 / 2000.12.22.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근로자가 종전 회사에서 그 계열회사로 전출되는 경우 종전 회사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데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종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계열회사에 입사하였다면 종전 회사와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대법원 1997.3.28. 선고 95다51397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자가 전적을 함에 있어 종전 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이적하게 될 기업에 입사하여 근무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전적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한 행동이라고 보아야 하고,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서는 당사자 사이에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자의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대법원 1998.12.11. 선고 98다3692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들이 1971.5.경 ◯◯그룹의 다른 계열사를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지급받고 피고회사에 입사한 것이 원고들의 자의에 의한 것임이 인정되므로 이로써 원고들의 계열회사 사원으로서의 종전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 종전에 근무하던 계열사에서의 근무기간을 포함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조치는 정당하다.

 

또한 피고회사가 장기근속상을 수여함에 있어 종전의 계열회사에서의 근속기간을 포함시키고 연차휴가일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도 계열사에 최초로 입사한 날을 기준으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장기근속상은 그룹차원에서 그룹 내의 계열회사에서 근무한 모든 기간을 통산하여 장기간 근속한 근로자를 표창하기 위하여 수여하기로 한 것에 따른 것이고, 연차휴가일수 산정에 관하여도 근로자의 급여보전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취한 조치로써 퇴직금 계산에는 적용하지 아니함을 분명히 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판단함에 무슨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회사의 퇴직금규정이 1991.6.1.자 단체협약과 동일하게 변경되었으므로 변경된 규정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회사 인천공장 노무담당 대리인 소외 탁◯수는 1996.1.24. 피고회사 인천공장장 명의로 피고회사 노동조합에 피고회사의 퇴직금규정을 포함한 각종 자료의 송부를 요청받고 1996.1.24.경 피고회사 인천공장장 명의로 노동조합에 피고회사의 퇴직금규정을 포함한 제반서류를 송부함에 있어 원고들 주장과 같은 내용의 퇴직금 산정방식이 규정되어 있는 퇴직금규정(갑 제7호증의 7)을 송부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회사가 퇴직금규정을 단체협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변경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그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위 탁◯수는 노동조합이 자료송부를 요청하자 당시 위 1991.6.1.자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 퇴직금규정이 변경된 사실이 없어 노동조합원이 아닌 나머지 직원들에 대하여는 종래의 퇴직금규정이 여전히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위 퇴직금규정이 단체협약에 의하여 변경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자신의 컴퓨터에 임의로 입력하여 둔 위 퇴직금규정을 단체협약의 내용에 따라 수정한 후 이를 송부하였다가, 1997.2.13. 위 갑 제7호증의 7의 작성이 잘못된 것임을 뒤늦게 깨닫고 원래의 퇴직금규정을 다시 복사하여 송부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라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전체 종업원이 1,000명이 넘고 노동조합원인 생산직 근로자만 600명이 넘는 대기업임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대기업인 피고회사의 노무담당 대리가 1996.1.24.경 원심 판시와 같이 노동조합에 퇴직금규정 등 피고회사의 규정집을 송부함에 있어, 종전의 퇴직금규정(을 제7호증)이 개정된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약 4년반 전인 1991.6.1.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에 의하여 개정된 것으로 착오를 일으켜 퇴직금규정을 변경 작성하여 그와 같이 변경 작성된 퇴직금규정을 송부하였다는 것은 극히 이례에 속하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단체협약에 반하는 취업규칙은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노동조합원에게는 효력이 없고, 취업규칙의 내용과 배치되는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취업규칙도 이를 반영하여 개정하는 것이 통례인 점, 기록에 의하면 위 단체협약에 의하여 종전 취업규칙 중 급여규정상 직원에 대한 월 식대와 휴가및휴직규정상의 배우자 부모 회갑 등 각종 경조사시에 부여되는 휴가일수와 경조사비가 종전에 비하여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었고 이것이 피고가 제출한 취업규칙(위 을 제7호증)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유독 퇴직금과 관련된 사항은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 점, 원심도 인정하다시피 피고회사는 위 단체협약시부터 원고들이 퇴직하기 직전인 1997.11.경까지는 원고들과 같이 노조원들이 아닌 직종의 직원들에게도 단체협약을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 지급하여 오고 있었던 점(피고는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원고들과 같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도모하기 위한 은혜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하였다는 것이나, 이윤을 추구하는 대기업이 그토록 장기간 동안 직원들에게 취업규칙에도 없는 급여상의 특혜를 부여하였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아니하는 일이다)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회사는 위 단체협약의 내용대로 퇴직금 규정을 포함한 각종 취업규칙을 변경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위 탁◯수가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으로 송부하였다는 급료규정(갑 제7호증의 5), 상여금규정(갑 제7호증의 6)을 보면 위 각 규정의 내용도 상당부분 변경되어 그 페이지수가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위 급료규정과 을 제7호증의 급료규정을 대조하여 보면 직원에게 지급하는 월 식대가 기사를 제외한 전직원은 금 40,000원에서 금 50,000원으로, 기사는 금 52,500원에서 금 62,500원으로 각 변경되고, 급료의 지급일이 일요일 또는 공휴일인 경우 그 전날 지급하도록 한 것을 급여 지급일이 토요일인 경우에도 그 전날 지급하도록 변경되어 있으며, 위 상여금규정과 을 제7호증의 상여금규정을 대조하여 보면 을 제7호증의 상여금규정의 분기상여금과 특별상여금을 통합하여 기존의 상여금 지급일자를 일부 변경하고 상여금 연간 총액을 기본급의 7개월분에서 800%로 상향조정하여 변경된 것(1997.9.30.자 단체협약서에 의하면 상여금에 대한 사항은 회사의 상여금규정에 의하며 회사는 조합원에게 연간 기본급의 800%를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한편 피고도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계산시 상여금에 대하여 연간 기본급의 800%로 계산하고 있다)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단체협약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에 관하여서도 종전의 취업규칙들과 다르게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어, 원심 판단이나 피고의 주장대로 단지 위 탁◯수가 위 단체협약 내용의 적용범위나 이에 따른 취업규칙의 개정여부에 착각을 일으켜 위와 같은 취업규칙들을 송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회사는 위 단체협약 이후에 위 탁◯수가 피고회사 노동조합에 송부한 위 퇴직금 규정대로 취업규칙을 변경하였을 개연성이 적지 않다 할 것이고, 피고가 나중에 위와 같은 규정이 송부되었음을 알고 1997.2.13. 종래의 퇴직금 규정을 노동조합에 송부하였다거나, 관할 노동사무소에 개정된 규정이 신고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회사의 노사관계를 담당하는 부하직원에 불과한 위 탁◯수가 어떠한 경위로 상급자와의 상의도 거치지 않은 채 4년 반전인 위 1991.6.1.자 단체협약의 내용대로 기존의 퇴직금 규정을 임의로 수정하고, 나아가 위 협약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는 조항까지도 변경하여 이를 피고회사의 퇴직금 규정으로 노동조합에 송부하게 되었는지, 피고회사가 경조휴가일수 등 위 단체협약시 변경된 내용 중 일부를 취업규칙에 반영하는 것으로 개정을 하고서도 유독 퇴직금 규정만은 위 협약을 반영하는 개정을 하지 않은 이유 등에 관하여 충분한 심리를 하여 본 뒤에 위 갑 제7호증의 7과 같이 퇴직금 규정이 개정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회사의 인사담당과장으로서 이해관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제1심 증인 박◯권의 증언과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한 사실오인,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강국

대법관 조무제

주심 대법관 이용우

대법관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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