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따라서 사업주의 업무와 관련이 있다거나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없는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노동조합활동중에 생긴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사업주의 무과실배상책임을 전보할 뿐만 아니라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위 법조 소정의 보험급여 제한사유의 요건은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질병이 발생한 경우근로자의 범죄행위에 전적으로 기인하여 질병이 발생한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참가인이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정상적인 업무 수행 중에 경험한 노사·노노 갈등과 여기에 원고의 부당한 경제적 압박과 강화된 감시와 통제가 더해져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상병(중증도의 우울병 에피소드)의 발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참가인이 세 차례에 걸쳐 형사처벌을 받았다거나 처와의 갈등이 있었다는 사정은 위와 같이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못한다.]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 2018.07.18. 선고 201834833 판결 [요양승인처분취소청구의 소]

원고, 항소인 / ○○기업 주식회사

피고, 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피고보조참가인 / ○○

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8.1.26. 선고 2016구단60181 판결

변론종결 / 2018.06.20.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6.5.30.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한 요양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8면 제12행부터 제11면 제7행까지 부분을 아래 2.항과 같이 수정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수정하는 부분(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따라서 사업주의 업무와 관련이 있다거나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없는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노동조합활동중에 생긴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7.6.10. 선고 9613866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사업주의 무과실배상책임을 전보할 뿐만 아니라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위 법조 소정의 보험급여 제한사유의 요건은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질병이 발생한 경우근로자의 범죄행위에 전적으로 기인하여 질병이 발생한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 상병이 쟁의단계 돌입 이후 노동조합활동 중 발생한 재해인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쟁의행위가 시작된 2011.3.25.부터 소속 조합원들이 모두 업무에 복귀한 2011.8.31.까지의 기간 동안 ○○기업지회가 벌인 쟁의행위에는 일부 불법적인 행위가 포함되어 있었고, 2011년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기업지회는 2012.3.26.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를 개시하여 현재까지 부분 파업, 태업, 간담회 개최, 현장 순회, 사업장 내외의 피켓시위 등을 계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이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중에 생긴 재해라고 보기 어렵다.

2012.3.26. 이후의 쟁의행위는 전면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부분 파업, 태업, 간담회 개최, 현장순회, 피켓시위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참가인은 부분 파업 등의 쟁의행위가 없던 시간에는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상병이 쟁의행위로 근로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 때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012.3.26. 이후의 쟁의행위 과정에서 참가인 등 ○○기업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폭행, 모욕 등의 위법행위가 있기는 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대전고등법원은 201511661 해고무효확인 등 사건에서 2012.3.26. 이후의 쟁의행위는 2011년 임금교섭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절차상 하자도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참가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년경 폭행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그 행위 자체가 개인의 책임을 넘어서 쟁의행위의 일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상병은 그 특성상 일시에 또는 단기간 내에 발병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랜 시간에 거쳐 발병한 것으로, 그 발병시기를 쟁의단계 돌입 이후 노동조합활동 중에 발생하였다고 특정할 수 없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 참가인이 소속된 ○○기업지회 근로자들과, 원래 같은 ○○기업지회 소속이었던 원고 노조 근로자들 사이의 갈등, 차별, 부당한 대우, 불안정한 근로관계 등이라면 이는 쟁의행위와는 직접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가 ○○기업지회 소속 근로자들을 차별하였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기업지회 근로자들을 원고 노조 근로자들보다 불리하게 대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2011.8.31.까지 ○○기업지회 근로자들이 모두 복귀하자 쟁의행위에 참가하였던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였고, 징계양정기준을 정함에 있어서 당초 징계사유에 명시되지 않았던 업무 복귀 시기에 과도한 배점(35)을 하였다. 그 결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기업지회 근로자들에게는 해고, 출근정지, 정직, 견책, 주의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원고 노조 근로자들에게는 주의, 구두경고 등의 경징계처분을 하는 등 그 징계의 경중에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을 제1호증). <표 생략>

한편, 위 징계결과에 대하여 ○○기업지회 근로자들이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3가합105)에서, 위 법원은 2014.9.26. 절차상 문제와 더불어 위와 같은 징계양정기준이 부당함을 지적하고 위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가 무효임을 전제로 근로자들의 청구를 인용하였고(을 제33호증),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되었으며(대전고등법원 2015.10.15. 선고 20143700 판결), 원고가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 201565561호로 상고심이 계속 중이다.

원고는 ○○기업지회 근로자와 원고 노조 근로자 사이에 임금 차등지급을 위하여 원고 노조에 특별생산 기여금을 지급하거나, 성과급 차등지급을 위해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성과금을 지급하려 하였고(을 제36호증), 실제 2013년경 그동안의 취업규칙 규정과는 달리 쟁의행위 기간 중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여금을 삭감하여 이에 대해 ○○기업지회가 원고에게 항의 공문을 보내기도 하였다(을 제41호증의 1, 2).

원고가 2013.12.경부터 잔업·특근 신청서를 작성한 근로자들에게만 잔업·특근을 허용하였고, 참가인을 비롯한 ○○기업지회 근로자들이 위 신청서 작성을 거부하여 잔업·특근을 하지 못함으로써 임금이 삭감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당시 ○○기업지회 근로자들은 쟁의행위를 계속 진행 중이었고, 잔업·특근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신청서에 서명해야 하는데 이는 참가인을 비롯하여 해당 근로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며, 참가인 등은 양심의 자유와 경제적 압박 사이에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하거나, 설치했어도 참가인에 대한 차별이나 감시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기업지회 및 그 조합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생산 및 관리업무 방해금지 가처분 사건(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5카합31)에서 원고는 원고가 설치한 CCTV 훼손 및 ○○기업지회 및 그 조합원들의 불법행위 채증 방해에 대한 금지를 구하고 있어, 그 신청취지 자체가 CCTV가 설치된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한 CCTV를 설치하거나 원고 회사 및 그 임직원들이 캠코더,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노조원들의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녹음하는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노조원들의 사생활의 자유 내지 초상권의 침해의 소지가 있는데다가, 원고가 현장 관리 지침이나 불법행위 채증 요령 등을 마련하여 ○○기업지회 노조원들을 감시 및 보고하여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려 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4)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인과관계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정상적인 업무 수행 중에 경험한 노사·노노 갈등과 여기에 원고의 부당한 경제적 압박과 강화된 감시와 통제가 더해져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참가인이 세 차례에 걸쳐 형사처벌을 받았다거나 처와의 갈등이 있었다는 사정은 위와 같이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못하며, 앞서 본 사실이나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① ○○기업지회는 원고 근로자의 유일한 노동조합이었는데, 원고의 주도로 설립된 원고 노조로 다수 인원이 분리되면서 근로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유발되었고 이는 원고가 의도적으로 야기시킨 면이 있다. 원고는 ○○기업지회에 비하여 원고 노조를 강화시키기 위하여 여러 차별적인 수단을 사용하였거나 사용하려 하였다.

참가인은 2013.9.8.부터 2014.11.17.까지 34회에 걸쳐 충남노동인권센터에서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자는 참가인의 직장에서 발생한 불안과 분노가 가정에서의 갈등도 강화시켰다는 취지로 의견을 작성하였다.

2011년 촉발된 ○○기업지회 및 참가인을 포함한 그 조합원들원고 및 원고 노조사이의 대립이 장기간 지속되었던 상황 외에 참가인에게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줄 만한 다른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원고는 참가인의 비정상적 소비행태 및 그로 인한 가정불화가 이 사건 상병을 초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상병 여부에 대한 판단에 있어 참가인의 진술이 가장 큰 기준이 됐을 수는 있으나, 참가인을 장기간 살펴본 상담자의 진술,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한 진단서, 전문가에 의해 작성된 심리 평가보고서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만큼 신빙성이 낮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형남(재판장) 김진석 이숙연


**************

 

대법원 제12018.11.29. 선고 201852808 판결 [요양승인처분취소청구의소]

원고, 상고인 / ○○기업 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피고보조참가인 /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8.7.18. 선고 20183483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원심판결과 상고이유를 살펴보면, 상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제1항 각 호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하거나, 3항 각 호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법 제5조에 의하여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기택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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