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운송 관련 손익에 관하여 스스로 위험을 부담하는 고정지입차주는 소외 회사의 간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반면, 매월 고정된 금액을 지급받는 월대지입차주인 원고는, 회사가 화물 운송 요청을 받을 경우 고정지입차량의 결행 및 긴급 운송물량 주문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해 회사의 업무수행책임자의 운송경로 및 운송일정에 관한 구체적 지시에 따라서만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회사로부터 매월 고정된 금액의 운송료 및 유류대 등 실비를 지급받는 내용의 운송위탁계약서를 작성한 이른바 월대지입차주인 원고가, 화물을 운송한 후 화물적재함에 올라 화물덮개를 벗기는 작업을 하던 중 약 2.9m 아래 지면으로 추락하여 경추골절 등 상해를 입은 사안에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 2018.04.04. 선고 201767843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고, 항소인 / ○○

피고, 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7.7.18. 선고 2016구단64190 판결

변론종결 / 2018.03.07.

 

<주 문>

1. 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6.8.29.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1쪽 아래에서 1행부터 213행까지의 ‘1. 처분의 경위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주장

원고가 소외 회사와 운송위탁계약서를 작성하고 개인사업자 형태로 화물 운송 업무를 하기는 하였으나, 실제로는 원고의 업무내용 및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소외회사의 직원인 조□□에 의해 전적으로 정하여지는 등 소외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매월 고정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해 근로를 제공하였다. 또한 원고는 제3자로 하여금 운송 업무를 대행하게 한 바 없고,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운송사업을 영위할 수 없었으며, 운송관련 손익 역시 소외 회사에 전적으로 귀속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독립적으로 소외 회사와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개별적으로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므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48행의 고소도로고속도로로 고치는 외에는 제1심 판결문 제2쪽 마지막 행부터 제5쪽 표 부분까지의 . 인정사실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판 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하는데(5조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4.3.26. 선고 200313939 판결, 대법원 2010.5.27. 선고 20079471 판결, 대법원 2017.9.7. 선고 20174689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상의 고용관계 부존재확인 문구의 효력

)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갑 제4호증의 1 내지3) [별첨1. 용역료 기준표] 3조제2항에는 (소외 회사와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는 계약상대방을 의미한다)은 독립된 사업자로서 갑(소외 회사를 의미한다)과 고용관계에 있지 않음을 양 당사자는 명시적으로 확인하나,”라는 문구(이하 이 사건 확인 문구라 한다)가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확인 문구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 약관법 제2조제1호에 따르면,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는 소외 회사가 지입차주들과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미리 마련하여 제시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이고,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의 첨부 문서인 [별첨1. 용역료 기준표]는 계약서의 주요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이는 소외 회사가 그 영업을 위하여 그 영업에 속하는 다수의 계약을 장차 체결할 때에 그것을 계약의 내용에 포함시킬 목적으로 미리 작성한 부합계약서에 해당하는바, 그 계약서 및 첨부 문서는 계약상대방의 특정을 위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정한 내용과 형식에 따라 부동문자로 작성되어 있으므로 약관법 제2조제1호의 약관에 해당한다.

약관법에 의하면, 약관의 내용 중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6조제2항제1),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6조제1).

그런데 이 사건 확인 문구는 을은 독립된 사업자로서 소외 회사와 고용관계에 있지 않음을 양 당사자는 명시적으로 확인한다.”라는 것인바, 이는 설령 업무 내용의 실질이 근로관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일률적으로 계약상대방의 근로자성을 부인함으로써 계약상대방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에서 기재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확인 문구는 실질적 근로관계의 유무에 불구하고 소외 회사가 사업자로서 부담해야 할 위험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 계약상대방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 따라서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서 약관법 제6조제1, 2항제1호 또는 제7조제1, 2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확인문구는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확인 문구가 존재한다고 하여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 사업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

)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은 관련 법령에 따라 쌍방의 이익을 고려하여 상호 체결된 것이어서 약관에 의한 계약이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같은 지입차주는 독립한 사업주이므로 약관법 제2조제3호의 고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가 약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약관법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며, 해당 조항은 종전의 계약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약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당사자 중 일방의 이익만을 반영하였는지 여부나 종전 계약에도 같은 내용이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약관법 제2조제3호는 “‘고객이란 계약의 한쪽 당사자로서 사업자로부터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할 것을 제안받은 자를 의미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형식상 사업자등록을 마친 개인사업자를 배제하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또한 약관법 제30조제1항은 근로기준법에 속하는 계약에 관한 것일 경우에는 약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소외 회사는 형식상 근로계약이 아닌 운송위탁계약의 체결을 위하여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 양식 및 그 첨부 문서를 작성하였음이 분명하고, 계약상대방과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에 따라 근로관계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가 일률적으로 근로계약서에 해당하여 약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관련 법리에다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4, 5, 8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소외 회사는 다수의 지입차주들과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지입차량의 결행(缺行) 및 긴급 운송물량 주문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해 위 지입차주들에 비해 극히 적은 수의 지입차주들로 하여금 긴급 운송 등 별도의 운송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이하 전자를 고정지입차주라 하고, 후자를 월대지입차주라 한다). 소외 회사는 고정지입차주와는 운송 건당 운송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송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원고와 같은 월대지입차주와는 매월 고정된 금액의 운송료 및 유류대 등 실비를 지급 하는 방식으로 운송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따라서 고정지입차주는 운송량의 변화에 따른 손익에 관하여 스스로 위험을 부담하는 반면, 월대지입차주는 운송량의 변화에 따른 손익에 관하여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그 위험은 소외 회사가 전적으로 부담한다.

위와 같이 운송 관련 손익에 관하여 스스로 위험을 부담하는 고정지입차주는 소외 회사의 간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반면, 매월 고정된 금액을 지급받는 월대지입차주인 원고는, 소외 회사가 ○○○제지로부터 화물 운송 요청을 받을 경우 고정지입차량의 결행 및 긴급 운송물량 주문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해 소외 회사의 업무수행책임자인 조□□의 운송경로 및 운송일정에 관한 구체적 지시에 따라서만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였다(소외 회사와 ○○○제지는 화물운송계약을 하면서 철저한 계약 이행을 위해 소외 회사의 업무수행책임자를 선임하여 작업을 지휘감독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조□□이 소외 회사의 업무수행책임자로 선임되었다). 원고의 경우 운송일정과 운송경로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고, 운송 화물의 유무에 따라 업무 수행시간이 유동적이어서 고정지입차주와 달리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에 대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 결국 월대지입차주인 원고는 고정지입차주들에 비해 소외 회사로부터 훨씬 강력한 통제를 받으면서 소외 회사에 종속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소외 회사의 업무수행책임자인 조□□의 지시를 받기 위하여 ○○○제지 주변에서 상시 대기하였는데, 원고로서는 통상 운송이 없는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언제 긴급 운송 업무가 발생할지를 예측할 수 없는데다가 운송 업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1시간 이내에 화물 상차를 할 수 있도록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하였으므로, 근무일의 중간에 실질적으로 개인 업무를 보기는 매우 곤란하였고, 소외 회사 이외의 다른 업체를 위해 운송 업무를 할 수는 없었던 상황으로 보인다.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에는 원고가 소외 회사와의 사전 합의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운송 업무를 대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으나, 실제로는 그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소외 회사는 원고가 업무수행이 곤란할 경우에는 원고로부터 휴차를 요청받아 차를 정차시키는 방식으로 운행하였으므로, 원고가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운송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는 없었다.

소외 회사는 원고의 차량관리 상태 및 외관을 통제하고 원고로 하여금 소외 회사의 복장을 입도록 하였는데, 이를 통해 대외적으로 원고가 소외 회사에 종속되어 있음을 표시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월대지입차주인 원고는 실제 운송량에 관계없이 소외 회사로부터 매월 15일에 고정급으로 450만 원을 지급받았는바, 위에서 본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지휘감독 관계 및 원고의 업무 수행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금원의 명목은 기본운송료이지만 위 금원 중 차량사용료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소외 회사에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소외 회사의 산재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소외 회사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통상의 근로계약에서 볼 수 있는 승진, 징계, 직급 등의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실질적으로 노무제공 실태와 부합하지 않거나 사용자인 소외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들로서 소외 회사가 최소한의 책임만을 부담하면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위탁계약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이 사건 확인 문구는 약관법에 위배되어 무효일 뿐만 아니라, 설령 이 사건 확인 문구가 기재된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가 약관법의 적용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서에 이러한 확인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실질관계와 상관없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임이 타당하다 할 것인데, 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판사 배기열(재판장) 박재우 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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